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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호쿠 대지진, 남의 일 보듯 하지 말자

11일 발생한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 때문에 일본 열도가 역사상 최대의 재난을 겪고 있다. 사망·실종만 2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폐허만 남은 피해 지역에선 지구 최후의 날에나 봄직한 참상이 펼쳐졌다. 일부 지역에선 이틀째 교통·통신이 끊겼고 12일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공포와 전율의 연속이다.



일본과 한국은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지만 피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 나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에서 드러난 것처럼 경쟁관계 못지않은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재일동



포를 비롯해 100만 명 넘는 우리 핏줄이 일본 열도에 산다. 관광·유학·사업 등을 위해 두 나라를 오가는 사람은 지난해 526만 명이나 됐다. 경제적으로도 순망치한(脣亡齒寒) 사이다. 일본의 핵심 부품·소재는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들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한류(韓流)를 통해 최근 몇 년 새 다져진 소통과 공감의 대중문화는 대한해협의 거리를 한층 좁혀주고 있다.



이번 대지진은 한·일 양국 관계를 시험하는 계기다. 초유의 재난에 신음하는 일본 국민에게 한국민의 깊은 유감과 위로의 뜻을 전해야 한다. 동아시아 각국은 2008년 5월 발생한 쓰촨(四川) 대지진과 2009년 8월 대만의 모라꼿 태풍 등을 통해서도 ‘구호 외교’를 발전시켜 왔다. 과거사 문제와 영토 분쟁으로 얽히고설킨 한·중·일 3국이 국가적 재난을 당한 이웃 나라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면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틀은 예상보다 빨리 가시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일본 측에 위로의 뜻을 전하고 인명 구조와 피해 복구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다. 우리 정부는 구조대 파견을 비롯해 구호자금·물자 지원 등을 준비 중이다. 일본의 우방인 미국·호주·뉴질랜드 역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일본 역시 그동안 개발도상국에서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가장 많은 돈과 물자를 댄 나라 중 하나다.



일본의 이번 대지진은 결코 바다 건너편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줄어들 경우 한국에 미칠 악영향은 적지 않다. 만일 일부 보도대로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누출됐을 경우 한반도 역시 오염 피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대지진의 2차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지진에 일본 사회는 차분하게 대응했다. 그런 지진 대응 매뉴얼과 노하우를 우리가 배워야 한다.



우려되는 대목이 있다. 행여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국수주의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독도는 독도고 이번 사태는 인류애와 관련된 것이다. 인터넷 포털 업체와 관계 기관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정의 벽을 깨고 일본을 향해 화끈한 이웃 사랑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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