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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3개 있는 수학교실? … 공부 벅차도 “수업은 즐겁다”

학생이 교과별 전용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敎科敎室制)가 2014년까지 전국 대부분 중·고교에 도입된다. 교사가 교실을 찾아가는 기존 수업 방식의 기본 틀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공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적 변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낳고 있다. 6개월여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2일부터 교과교실제 시범운영에 들어간 천안 새샘중학교를 찾아가 봤다.



‘Dream Up’천안 새샘중학교를 찾아서
이것이 ‘교과교실제’ 수업이다







강사위치추적시스템 천안 새샘중 교실에는 ‘강사위치추적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센서가 교사의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수업장면을 동영상으로 녹화한다. 학생들의 수업 장면도 녹화 가능하다. 수업내용을 분석하는데 사용된다.







특성화된 전용교실 구성



천안 새샘중은 지난해 하반기 교과교실제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이후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개월 동안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1학년 1반, 2반 순으로 학급이 나란히 배치돼 있던 기존 구조를 확 바꿨다.



 모든 교실을 교과목에 맞게 특성화된 전용교실로 꾸몄다.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주요과목은 물론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수업도 전문적인 시설이나 설비를 갖춘 전용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등교하면 담임선생님의 교과교실로 가 조회를 마친 뒤 각 층에 설치된 ‘홈베이스’에 들른다. 사물함·휴게실·탈의실이 갖춰진 홈베이스에서 책과 필기구 등을 챙긴 학생들은 각자 시간표에 따라 각 층으로 흩어진다. 대학생들이 강의실을 찾아 다니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영어·수학·과학 교실 등은 수준별로 나뉘어 있어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과목을 선택해 듣는다. 쉬는 시간에는 홈베이스에 머물거나 과목 교사를 찾아가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한 학급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있으면 교사들이 찾아와 수업하던 이전의 방식은 완전히 사라졌다.



 교과 특성에 맞는 시설과 기자재, 자료를 갖춘 전용교실이 확보돼 교사의 수업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흥미와 눈높이를 감안한 수준별 맞춤 교육을 함으로써 수업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수업이 달라졌어요”



교과교실제의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교사들의 수업에 달렸다. 과목 특성에 맞는 전용교실을 꾸며놓고 수업은 이전과 같다면 학생들은 흥미를 잃을 게 뻔하다.



 이 때문에 새샘중 교사들은 6개월 동안 교과교실제에 걸맞는 교수학습법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과거 학년별로 나눠졌던 교무실의 개념은 사라졌지만 교과 전담 교사들끼리 모여 학습방법을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과목별 특성에 맞게 준비된 각종 학습기자재나 설비의 활용도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사전에 교육을 마쳤다. 영어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과거 어학실의 수준을 뛰어넘는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영어발음이 정확한지 여부를 동영상 자료를 통해 바로 확인 할수있게 됐다.



 수학교실은 칠판이 3개나 붙어있다. 두세 개 문제를 풀고나서 칠판을 지우느라 수업을 중단하던 과거보다는 수업의 집중도가 더해졌다. 수업시간은 그대로지만 수업의 진도는 훨씬 빨라졌다.



 또 ‘블록타임제’를 적용한 집중이수제도 시행하고 있다. 과거 획일적으로 과목당 1시간씩(쉬는 시간 포함) 진행되던 수업시간이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수업 방식이다. 수학수업이 2시간 동안 진행되지만 각종 학습기자재를 이용해 수업이 놀이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지루하다는 느낌 전혀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과교실제의 가장 큰 장점은 수준별·맞춤형 수업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새샘중 학생들은 영어·수학·과학 등 주요 과목의 경우 자신의 수준을 고려해 눈높이에 맞는 교과 교실을 선택할 수 있다.



 중간 그룹을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나 기초가 부족한 학생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던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누구나 ‘알아듣는’ 수업에 참여하면서 교실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이강일 천안 새샘중 교사(영어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학생들이 교과교실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업시간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준비된 자세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학생들의 성적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학생 맞이하는 김영천 교장 “철저한 수업 준비가 성패를 가른다”



천안 새샘중은 2009년 4월 개교했다.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김영천(사진) 교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등교시간에 정문에 나가 아이들을 가장 먼저 맞는다. 평소 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들과 같은 교복(카디건)을 입고 생활한다. 정년을 6개월 여 앞두고 있는 김 교장은 아이들에게 마지막 열정을 쏟고 있다.



-교과교실제 운영에 따른 혼란은 없었나.



 “예상 가능한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 철저하게 준비해 온 교사들의 노고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선행 학교를 찾아 다니며 장·단점을 파악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주요과목 집중형이 아니라 전 과목 교과교실제(A형) 시범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큰 혼선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



-일부 선행 시범학교는 혼선이 많았다고 들었다.



 “일부 학교는 수업이동 시간이 20분 이상 소요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우리 학교는 설계 당시부터 학생들의 동선을 충분히 고려해 교실을 배치했다.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어 날 수 있는 문제점을 확인한 덕에 수업이동시간은 10분 이내로 큰 문제가 없다.”



-준비 단계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학생들이 단체로 이동하기 때문에 안전사고나 불미스러운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층마다 교과 교무실을 배치해 학생들을 보호하도록 했다. 수업이 없는 빈 교실이 사각지대로 방치되지 않도록 모든 교실의 유리창을 투명유리로 교체, 복도에서 교실 안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교과교실제가 학력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물론이다. 교과교실제의 성패는 수업에 달려있다. 교실은 최첨단으로 바뀌었는데 교사들의 수업은 이전과 다를 게 없다면 교과교실제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교사들은 각종 학습기자재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교실을 찾아오기 전에 모든 수업준비를 마쳐야 한다.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앞으로의 교과교실제 운영 방향이나 계획은.



 “수업을 위한 시설뿐 아니라 휴식공간도 충분히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설 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학교라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고 본다. 일부 휴식공간에 냉·난방시설이 없어 개선 하고자 한다. 교과교실제에 맞는 교수학습법 개발 등을 통해 보다 완벽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교단일기 김시연 국어 교사 질풍노도의 아이들과 함께한 1년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자기 길을 갈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돌봐 주고 싶다”




2010년 3월, 꽃샘추위를 한 방에 날려 버릴 만큼 새로 만난 나의 아이들은 신선했다. 범상치 않은 눈빛, 역동적인 움직임, 주체 못할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 우리 반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활동에 참여해 활기차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친구들과의 관계였다.



 여학생들은 어제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적이 되어 서로를 헐뜯고 상처를 주고는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 않고, 상대방만 원망했다. 남학생들은 ‘툭툭’치던 장난이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큰 싸움으로 번지기가 일쑤였다.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청소년 시기. 친구들과 매끄럽지 못한 관계는 학교생활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되고 학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에는 익숙하면서 상대가 자신에게 당당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낯설어 했다.



 고심 끝에 나는 반 아이들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감춰진 나쁜 감정도 함께 공유하고,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말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듣기’였다. 진심으로 말하고 듣는 대화의 시간들은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 반성하고 먼저 사과하는 성숙함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말 기뻤다. 아이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다시 한 번 갖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체육대회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축구는 전 학년 최대의 관심사로 아이들이 가장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우리 아이들은 쉬는 시간 틈틈이, 방과 후에도 운동장에 남아 연습을 했다. 예선전을 무난히 통과한 우리 반은 체육대회 당일 날 아쉽게도 결승 진출 팀을 가리는 경기에서 패배를 했다. 아이들은 아쉬움 때문인지 다음에 이어지는 대부분의 경기에 힘을 쓰지 못했다.



 오전 경기가 다 끝난 후, 아이들은 힘없이 앉아있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서로가 서로에게 “우리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라며 용기를 주었다. 울먹이던 분위기가 하나 둘 바뀌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오전의 패배를 잊겠다는 듯이 오후 경기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우리는 1학년 종합 우승을 했고, 1등에게 주어지는 푸짐한 상품도 받게 되었다.



 체육대회를 통해 아이들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모아 협력하고, 친구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층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해마다 아이들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일은 늘 새롭고 어렵다. 내가 아이들에게 큰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가족과 친구, 공부와 학교생활, 선생님과의 만남 모두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난관임을 안다. 그래서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옆에서 늘 바라봐 주고 싶다. 건강하고 찬란한 나무로 커, 좋은 재목이 될 수 있도록 한결같은 꿈과 기대로 바라봐 주고 싶다. 2011년 3월 어느 날.



 











송민경 학생회 부회장“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 학교”



2일 교과교실제가 운영된 첫날. 학생회는 이날 하루 동안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점을 가감 없이 학교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학생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한 교사들은 학생회가 지적한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곧바로 수용하고 개선했다. 송민경(새샘중 3·사진) 학생회 부회장을 만나 교과교실제 수업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교과교실제 수업으로 혼란스럽지 않나.



“첫날은 다소 혼잡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의 의견을 바로 수용해 해결책을 찾아 주셨다. 학생들 스스로도 수업 이동할 때 우측통행 등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수업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태도다. 과거에는 쉬는 시간에 떠들고 장난치는 아이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지금은 각자 수업을 준비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마음의 자세부터 이전과는 다른 것 같다. 수준별 수업으로 수업시간이 훨씬 즐거워 졌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다.”



-가장 흥미로운 수업시간은.



 “모든 과목의 수업방식이 달라졌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수학수업이다. 한 교실에 칠판이 3개나 붙어있어 처음엔 약간 놀랐다. 막상 수업을 진행해 보니 굉장히 효율적이었다. 그전에는 문제 2~3개 풀면 칠판을 지우고 다시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업 시간 내내 문제풀이 수업을 해도 칠판이 꽉 차지 않아 진도도 빠르고 집중도 잘됐다. 영어수업도 게임을 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재미있다.”



-새샘중만의 특징이 있다면.



 “우리학교는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는 학교다. 선생님께서 과제물을 낼 때도 학원이나 부모님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해낼 수 있는 과제물을 내주신다. 교과교실제가 운영되면서 이 같은 새샘중의 전통이 더욱 강화될 것 같다.”



 









1. 스포츠클럽 2. 원어민 영어회화반 3.기타반



방과후 학교



천안 새샘중은 올해 ‘Dream Up’ 학력 신장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새샘중은 지난해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방과후학교 운영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올해는 기초학습부진이나 교과학습부진 학생을 구제하고, 수월성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또 미술반, 사진반, 해금반, 방송댄스반 등 40개의 다양한 ‘특기적성 강좌’를 운영한다. 외부강사를 적극 활용해 강좌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또한 각 학년 ‘기초반(6개반)’을 운영, 학습부진 학생들에 꼴찌 탈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24개 반으로 편성된 ‘새샘드림반’을 운영, 맞춤식 수준별 교육을 실시한다. 수월성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새샘중의 특기적성 교육과 수준별 교과 프로그램은 새샘중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김장수(수학과) 담당교사는 “새샘중 아이들이 바른 품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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