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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259) 경기미의 모든 것





“수라상에 오른 쌀” 자부심 … 214개 브랜드 중 최고가는 ‘G+Rice’





‘성주대감’을 아십니까. 우리 전통 무속신앙에서 집을 다스리는 신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성주대감’의 실체는 바로 쌀 단지입니다. 마루 한 구석에 고이 모셔진 쌀 단지가 신으로 추앙받은 것만 봐도 우리 조상들이 쌀을 얼마나 신성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984년 356.1g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판매량이 느는 쌀이 있습니다. 바로 경기미입니다. 밥을 하면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쫄깃쫄깃하니 단맛이 난다는 경기미의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최모란 기자



운송에 유리했던 이천·여주쌀









경기농림진흥재단은 지난해 12월 수원과 고양 농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따뜻한 경기미 나눔행사’를 열었다. 당시 경기미 1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경기농림진흥재단 제공]






경기미가 유명해진 것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진상미’라는 명성 때문이다. 경기미가 임금님 밥상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자채쌀’이라는 조생종 벼 품종 덕이었다. 조선 초기부터 재배된 이 쌀은 수확기가 빠르고 찰기가 많았다. 이 중에서도 여주와 이천에서 생산된 자채쌀은 품질이 매우 좋아 임금님께도 진상했다. 이 내용은 강희맹이 집필한 우리나라 최초 농업서적인『금양잡록(衿陽雜錄·1491년)』과 서유구가 쓴 『행포지(杏蒲志·1825년)』에도 기록돼 있다. 그러나 자채쌀은 수확량이 워낙 적고 재배관리가 불편해 1960년대 다수확 품종이 보급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경기도의 날씨와 토양도 벼 재배에 유리했다.



경기도는 낟알이 여무는 결실기에는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기온차가 커 벼의 생육 조건이 좋다. 찰흙과 모래가 적절히 혼합된 사양질 토양과 마그네슘 성분이 많은 물도 농사 짓기 좋은 환경이다. 파주평야, 김포평야, 여주·이천평야, 평택평야 등이 대표적이다. 수도인 한양과 가깝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운송수단이 발달하지 못해 농산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무리 질 좋은 농산물이라고 해도 장기간 운송을 하면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농산물 수송은 강이나 바다를 통해 이뤄졌다. 당시 남한강 수운의 요충지는 경기도 여주군 양화진이었다. 이곳을 통해 이천, 여주, 양평 등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한양으로 올라갔다. 이런 이유로 경기미는 다른 지방의 쌀보다 먼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천쌀과 여주쌀만 임금님 밥상에 올랐던 것은 아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포쌀과 파주쌀, 강화쌀 등도 진상미 목록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온다.



1990년대 브랜드 경기미 탄생














경기미의 브랜드 시대가 열린 것은 1990년대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에 따른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특성과 ‘친환경 재배’ ‘최고의 밥맛’ 등 저마다의 장점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지자체에 이어 지역단위 농협과 미곡종합처리장(RPC)까지 나서면서 브랜드가 늘어났다. 이렇게 시중에 나온 경기미 브랜드 개수만 214개다. 심지어 한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라도 다른 이름으로 판매된다. 화성쌀은 ‘햇살드리’ ‘수라청’ ‘효원’ ‘황금뜰쌀’ 등 30여 개가 넘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가장 먼저 쌀을 브랜드화한 지역은 이천시다. 1995년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진상미라는 역사적 전통을 강조하면서 깨끗한 물과 비옥한 토질, 천혜의 기후 아래 재배된 쌀이라는 점을 알렸다. 임금님표 이천쌀은 재배 면적만 8567ha로 경기미 가운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쌀이다. 제일 비싼 경기미는 ‘G+Rice(-199Rice)’다. 경기도가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공정을 관리하는 이 쌀은 10㎏짜리 한 부대 가격이 3만8000원에 달한다. 경기미의 대표선수인 이천·여주쌀(10㎏)의 평균 가격인 2만8000원보다 1만원이나 비싸다. 197가지 잔류 농약과 중금속 함량이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의 50% 이하인 데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주문된 수량만큼만 출하한다. 품질 기준은 쌀알이 부서지거나 갈라지지 않은 완전미의 비율 97% 이상, 단백질 함량 6.3% 이하여야 한다.



토양·수확시기·보관·가공 등 엄격한 관리 거쳐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경기미 생산지는 여주군이다. 2006년 정부로부터 전국 최초로 ‘쌀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2007년엔 ‘여주쌀 지리적 표시제’가 시작됐다. 지리적 표시제란 원산지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또 전국 최초로 필지별 정밀 토양검사를 하고 땅의 상태에 따라 맞춤비료를 주고 있다. 여주군의 쌀 브랜드인 ‘대왕님표 여주쌀’은 현재 미국·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경기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내세우는 쌀은 ‘김포금쌀’이다. 브랜드는 2002년에 만들었지만 김포 지역은 한반도 최초(5000년 전)의 벼 재배지다. 수확한 벼는 자연건조 후 연중 저온저장고에 보관한다. 경기미 중 가장 많이 수출하는 쌀은 평택시의 ‘슈퍼오닝’ 쌀이다. ‘Super(대단한)’ ‘Original(원래의)’ ‘Morning(아침)’이라는 영어 단어의 합성어인 ‘슈퍼오닝쌀’은 2005년 탄생했다.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독일, 호주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 수출 1호쌀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전라북도의 ‘철새도래지쌀’이 이틀 먼저 항공기로 쌀을 수출하면서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은 놓쳤다. 국내 최초로 전자태그(RFID) 방식의 이력추적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안성시의 ‘안성맞춤쌀’은 ‘고래실’에서 재배한 쌀이라고 강조한다. 고래실은 바닥이 깊고 물길이 좋아 기름진 논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토양검사를 통해 유기물과 점토질 함량이 기준치 이상 되는 땅에서 재배된 추청(秋晴·아키바레)벼를 사용한다. 밥맛을 좋게 하기 위해 날씨와 벼가 여문 정도에 따라 농가별로 지정된 날짜에 벼베기를 한다. 화성시 ‘햇살드리쌀’도 추청벼만을 계약 재배한다. 농협의 최첨단 저온저장 시설에 냉각·보관·가공해 생산한 쌀이다. ‘파주임진강쌀’과 ‘용인 백옥쌀’ ‘양평 물맑은쌀’은 친환경을 강조한다. 임진강쌀은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을 받은 쌀에만 브랜드 사용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백옥쌀과 물맑은 쌀은 오리와 우렁이를 이용한 자연친화적 농법으로 키운 유기농 쌀이다.



일부에선 너무 많은 경기미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어 자칫하면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어떤 이들은 경기미보다 충남이나 전북 간척지 쌀이 더 우수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나 소비자 단체가 선정한 우수 쌀 브랜드 명단을 보면 전라도, 충청도 등 다른 지역 쌀 브랜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 역시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경기미가 최고’라는 우월주의에만 빠져 지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문제열 경기도 브랜드마케팅 팀장은 “농민과 지역단체들과 함께 다른 지역의 쌀이 경기미로 둔갑하는 것을 막고 경기미의 품질을 높일 것”이라며 “경기미를 떡·막걸리 등으로 가공하는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맛있는 밥’의 비결



여름엔 도정 15일 이내 먹어야

눅눅한 쌀 햇빛에 말리면 변질




맛있는 밥의 비결은 좋은 쌀에 있다. 좋은 쌀은 쌀알이 맑고 투명하며 윤기가 흐른다. 부분적으로 불투명한 흰색이 없다. 알의 크기가 균일하고 금이 가거나 부서지지 않은 쌀이 좋다. 쌀의 포장을 뜯어보고 살 수 없다면 표시사항을 유심히 보자. 완전미 비율이 90% 이상이면 좋은 쌀이다.



쌀에서 밥맛에 관여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밀로스와 단백질 함량이다. 아밀로스 함량은 낮을수록 밥이 차지고 탄력이 있다. 아밀로스 함량이 17~20% 정도인 쌀로 밥을 하면 가장 맛있다. 반면 단백질 함량이 높은 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쌀 단백질은 주로 쌀알 바깥층에 분포하는데 함량이 높을수록 밥을 지었을 때 밥이 딱딱하고 탄력과 점성이 떨어진다. 좋은 쌀의 단백질 함량은 7% 이하다.



도정일자를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름에는 도정일자로부터 15일 이내, 겨울에는 30일 이내에 먹어야 밥맛이 유지된다. 맛있는 쌀을 구입했다고 해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면 도루묵이다. 쌀을 보관할 때는 습기에 주의해야 한다. 수분이 너무 많으면 곰팡이나 세균이 생기기 쉽다. 간혹 눅눅해진 쌀을 햇빛에 말리기도 하는데 직사광선에 노출된 쌀은 건조되면서 금이 가고 그 사이로 전분이 나와 변질하기 쉽다. 대신 항아리에 쌀을 보관하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다. 또 쌀은 냄새를 잘 빨아들이는 만큼 냄새가 많이 나는 제품 옆에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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