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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의 전경련 “물가안정 협조”





허 회장 취임 첫 전경련 회의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모임. 앞줄 왼쪽부터 정준양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황식 국무총리,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뒷줄 왼쪽부터 류진 풍산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연합뉴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례 회장단 회의는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회의가 열린 서울 남산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엔 취재진 150여 명이 진을 쳤다. 늘어선 카메라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놀랄 정도였다. 전경련 박철한 홍보실장은 “전경련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몰린 이유는 달라진 전경련의 무게감 때문이다. 지난달 재계 7위인 GS그룹의 허창수(63) 회장이 신임 전경련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김우중 대우 회장이 24~25대 전경련 회장을 맡은 이후 12년 만에 재계 서열 10위권 이내 그룹 회장이 전경련을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재계 총수들이 대거 ‘허창수 체제’의 첫 회의에 참석한 것도 전경련에 힘을 실었다. 21명 회장단 중 17명이 이날 행사에 나왔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역대 최다 회장단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도 참석했다. 대통령 초청 행사가 아닌 전경련 정례 회장단 회의에 세 회장이 함께 모인 것은 2005년 6월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일정상 불참했다.



서울대 박오수(경영학과) 교수는 “전경련에 힘이 실렸다”며 “많은 총수가 모인 걸 보니 전경련에서 뭔가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우니 국가를 위해 대기업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총수들이 뜻을 모은 듯하다”고 풀이했다.



 이날 정몽구 회장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팔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거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차그룹이 계속 보유하거나 범현대가와 관련 없는 다른 곳에 위탁해 현대그룹 경영권 분란의 소지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도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채권단과의 계약 때문에 현대상선 지분을 바로 팔 수 없게 돼 있다.



 한 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전경련을 비롯해 재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졌다. 전경련은 회의가 끝난 뒤 발표문을 통해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강국 시대를 열어 가는 청사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정부의 동반성장과 물가안정 정책에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민생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물가안정에 정부와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최근 글로벌 경쟁은 단순히 회사 대 회사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 기업군 대 기업군 간 경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만큼 우리 경제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동반성장 정책에 대한 건의도 했다. 정병철 부회장은 “(정운찬 위원장이) 동반성장지수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압박보다는) 이래서 잘했다 하는 식으로 (칭찬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서는 (정 위원장의) 아이디어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는 만큼 전경련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장단은 회의를 마친 뒤 김황식 국무총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김 총리는 만찬사에서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체제가 긴밀해진 경제구조에서는 협력업체 제품의 질과 노사 안정 등이 대기업 상품의 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은 서로가 윈-윈 하는 길”이라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수기·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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