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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경제대국 중국에 대응하는 한·일의 차이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미국이 원자폭탄의 제조에 성공한 이후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데는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비해 놀랍게도 기술 후진국으로 여겨졌던 중국은 1964년 원자폭탄 제조에 성공한 지 불과 3년 만에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왜일까?



 중국 과학자들의 두뇌가 미국보다 우수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중국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광야(朱光亞) 박사는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미국의 과학자들과는 달리 중국의 과학자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이 일본의 전자업체들을 제치고 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컴퓨터 설계라는 디지털 기술에 힘입은 바 크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 제품의 개발과 생산은 아트(art)와 사이언스(science)의 결합이다. 특히 그 결합 과정이 매우 습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후진국들에는 엄청난 벽으로 작용해 왔다. 그런데 컴퓨터에 의한 3차원 설계 등을 통해 비로소 기술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중국 제조업이 최근 거침없이 세계를 휘젓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제조과정의 기술혁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제조과정에 디지털 기술이 활발히 도입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루어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80년대 이후 세계무역의 자유화 추세로 인해 최대 수익을 본 나라가 중국이지만, 제조과정의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성과를 가장 많이 챙긴 나라도 중국이다.



 과거 중국은 군사 분야의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나라였기 때문에 기초과학이나 기반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한 실력을 축적하고 있었다. 따라서 상업분야의 기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규투자를 할 경우 두려운 경쟁상대가 된다. 이미 중국은 전동차,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있어 미국보다도 두 배나 많은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으며 이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향후 5년간 1조5000억 달러를 정보기술·바이오·첨단장비·신소재산업 등 7대 신흥전략산업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재정적자 문제 탓에 단기적으로 투자여력이 매우 취약해져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 만일 신흥전략부문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개발 및 설비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세계의 경제지도는 상당히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1800년대 후반 석탄 에너지에 의한 산업혁명으로 선두에 나섰던 영국을 1900년대 초반 석유에너지에 의존한 새로운 기술혁신을 앞세워 후발 국가인 미국과 독일이 추월한 역사가 재연되지 말라는 법도 없어 보인다. 지난해 경제규모 면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일본에서는 최근 들어 근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메이지(明治) 개국과 같은 차원에서 일본 경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헤이세이(平成) 개국을 해야 한다며 간 나오토 총리가 직접 개혁의 불가피성을 부르짖고 있다. 물론 개국이란 개념은 단지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하자는 무역정책상의 문제는 아니며 일본 경제의 재활을 위한 근본적이며 전반적인 개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급부상에 의한 위협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일본이 스스로 느끼고 있는 절체절명 위기의 심각성이 엿보인다.



 반면 우리는 일본만큼의 긴장감이나 절박감은 없는 것 같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07년 중국이 10년 후면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는 3년 만에 추월했다. 중국은 대국이다. 가속이 붙으면 중량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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