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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경영] 제 1화 멈추지 않는 자전거 54년 ⑮ 보령메디앙스 탄생의 비밀





미 출장길서 우연히 만난 혼혈아 모자
국산 유아용품 탄생 ‘뜻깊은 인연’ 돼
베이비 크림·오일 첫 생산 … 육아 책 무료로 나눠주기도



보령메디앙스 사명 변경 및 CI선포식에서 사기를 전달하고 있는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오른쪽).



보령제약은 다른 건 몰라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만큼은 항상 ‘가장 선호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그래서 ‘여성 소비자대상’ 같은 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보령제약이 여성에게 특히 사랑받는 기업이 된 데는 자회사인 보령메디앙스의 공이 컸다.



 1970년대 말,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을 때였다. 입국 수속을 거쳐 세관 검사대 앞에서 통과 대기를 하고 있는데, 주부인 듯한 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안고 내 바로 앞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있었다. 지금이야 세상이 좋아져서 입국 절차도 간단하고 세관 검사도 생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때는 외국을 오가는 일이 귀한 시절이라 절차도 몹시 까다로웠다. 그 여성에게 세관 직원은 유독 까다롭게 굴었다. 안고 있는 아이가 흑인 혼혈아기였던 것도 한 이유인 듯했다. 당시는 미국으로 시집을 간 여성, 특히 흑인과 결혼한 여성에 대해 강한 편견과 선입견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 여성에 대한 짐 검사는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큰 가방을 짐승 내장처럼 함부로 펼쳐놓고, 민망한 속옷이며 개인 용품을 마구 꺼내 검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약품 비슷하게 생긴 물건들이 나오자 세관 직원은 옳거니 하는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 “이건 뭐요?” 여성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이 로션과 파우더, 목욕용품입니다.” 그 다음의 대화는 언쟁에 가까웠다. “무슨 애들 용품을 외국에서 들여와요?” “아이 피부가 예민해서요.” “이거 마약 아니오?” “마약이 어떻게 이런 용기에 액체로 담겨요?”



 그사이 지친 아이는 엄마 품에서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내가 나섰다. 그 제품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아용품들이었다.



 “전 우리나라에서 제약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인데, 그거 마약 아니고 유아용품 맞습니다. 제가 보증하지요.” 나는 내 명함을 주고 여권을 보여줬다. 그제야 세관 직원은 가방을 닫아도 좋다고 했다. 그래도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여성의 여권을 검사대 위에 툭 던졌다.









보령메디앙스에서 주최한 보령누크 예비엄마교실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뒤 그 여성은 내게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지만 나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었다. 공해나 아파트 내구재 같은 영향 때문에 당시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피부와 호흡기 트러블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제약인으로서 좋은 제품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곧 보령메디앙스를 창립했다. 1979년 보령제약 자회사로 탄생한 보령메디앙스는 당시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보다 윤택한 생활을 원하는 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자녀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출산 및 육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보령메디앙스는 베이비 로션샴푸·바스·오일·크림·파우더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기업 이념으로 육아를 하는 어머니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1987년 육아 상식 책자 『아기 돌보기』를 제작해 10만 부를 무료 배포해 아기를 더욱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유익한 정보가 되도록 했다. ‘아기 돌보기 교실’도 개설했다. 신생아에 대한 예비지식, 모자보건 현황과 건강관리, 바람직한 유아교육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1991년에는 콤팩트형 파우더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시판함으로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와 탯줄로 연결된 공동 운명체다. 보령메디앙스는 ‘유아에서 어머니까지’ 그 운명공동체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고자 하는, 고객과의 또 다른 공동운명체였다. 아기들이 모두 건강한 날을 위해, 그리고 아기들의 엄마 아빠들이 행복한 날을 위해, 보령메디앙스의 도전과 혁신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으로 시집갔다 친정으로 돌아온 그때 그 여성도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 손자나 손녀는 한국에 와서 보령메디앙스의 유아용품을 쓰지 않았을까.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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