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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암 발병 10년 전의 두 배 … 치료방법, 남성과는 다르죠”





[인터뷰] ‘여성암 전문병원’ 개원 2년 맞는 서현숙 이화여대의료원장





여성암은 남성암보다 무섭다. 여성암 세포가 더 독해서가 아니다. 남성이 암에 걸리면 부인이 병수발을 들면서 아이를 키우고, 생업전선에도 뛰어든다. 하지만 아내가 암에 걸리면 아이들과 남편은 손에 익지 않은 집안일을 책임져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가정이 무너지고, 나아가 사회가 무너질 수 있다. 여성암이 더 무서운 이유가 또 있다. 남성암에 비해 연구된 기간이 짧다. 암을 비롯한 기존의 모든 질병은 남성 위주로 치료법이 정립됐다. 여성암이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십 년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암이라도 원인이 다르고, 호발하는 부위도 다르다. 따라서 치료법도 달라야 한다. 이화여대의료원은 이 같은 여성암의 특성에 주목, 재작년 2월 여성암 전문병원을 개원했다. 여성암병원 건립을 기획하고 총괄 지휘한 서현숙 이화여대의료원장을 만나 여성암과 여성암병원에 대해 들어봤다.



-여성암, 남성과 어떻게 다른가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 구성 차이는 약 1.5%다. 그런데 여성과 남성의 유전적 차이는 1%다. 생식기만 봐도 차이가 있지만 호르몬이 분비되는 양상은 더욱 다르다. 따라서 약물대사 능력과 암이 분포하는 부위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 역시 다르다. 똑같은 암치료 약물을 써도 남성에겐 부작용이 없지만 여성에게는 다른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대장암 도 여성은 남성과 다른 부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아스피린을 써도 남자에겐 효과가 있지만 여성에겐 별 의미가 없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전문의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병원은 일찍이 남녀의 암이 다를 것이라는 전제하에 20여 년 이상 임상 연구를 축적했고,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여성암전문병원을 개원했다.”



-여성암 환자 얼마나 늘고 있나



 “우리나라 여성암 발병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남성 증가율 1.65배보다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다. 더구나 아이를 한참 돌보거나 사회활동이 왕성할 나이인 30~50대에 많이 발생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의 ‘엄마’가 암이라는 병에 걸리면서 사회 구성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암이 늦게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남성은 직장에서 단체 검진이라도 받지만 가정주부는 스스로 병원을 찾지 않으면 조기진단이 어렵다. 어머니나 아내로서 가족을 조력하는 데는 열심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은 후순위로 여기는 한국 여성의 성향도 문제다.”



-개원 초인 2009년 대비 여성암 수술 건수가 4배 이상 늘었다고 들었다. 지방 환자 유입도 매월 증가하고 있다



 “여성암 환자에 최적화된 진료 환경 때문이다. 우선 여성암 관련 연구부서들을 신설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여성암 분야에서는 최고의 의료진을 양성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초, 아시아 두 번째로 ‘128채널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를 도입했고, 다빈치로봇·유방감마스캔·유연형 자궁내시경 등 최첨단 여성암 진단·치료 기기를 도입했다. 여성전용 ‘레이디 병동’도 만들어 마치 포근한 호텔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병실 비용은 다른 병원과 같다. 시스템에서도 기존의 틀을 깼다. 보호자가 없는 여성의 특성상 입원과 퇴원 수속, 진료비 수납업무를 여성암병동 한 층에서 다 밟을 수 있도록 했다.”



-환자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부분은



 “여성암 관련 진료나 업무를 한 층에서 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암은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발병한 암이 다른 질병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유방암이 있는 사람이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크다.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연관된 경우가 있다. 우리 병원은 다른 병원처럼 과에 따라 층을 이동할 필요가 없다. 바로 옆 진료실에서 관련 암의 위험성을 모두 체크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원스톱·논스톱 진료도 만족도가 높다. 검진을 하다 암이 발견되면 그날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늦어도 일주일 안에 진료에서 검사·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장비와 인력을 충분히 갖췄다.”



-앞으로의 계획은



 “여성암 연구 중심병원이 되는 것이다. 기존에 쌓아왔던 연구를 바탕으로 여성암에 있어서는 타 병원과 비교할 수 없는 위치로 자리잡겠다. 향후 해외 여성암 환자 유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글로벌 여성암 병원으로 도약해 나가겠다. 이번 3월 9일 국내 여성암 관련 최고 권위자를 모아 이화여대의료원이 주최하는 ‘여성암 극복 심포지엄’도 연다. 앞으로 여성암과 관련해 매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여성암을 알리고 계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배지영 기자



서현숙 의료원장(63)은=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1974년부터 10여 년간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에서 일하며 미국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를 획득했다. 귀국 후 한국 최초로 유방암전문센터를 세우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유방보존수술을 보급, 완치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9년 이대 목동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주임교수 및 교육연구부장을 거쳐 2005년 이대목동병원 병원장, 2007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취임했다. 2009년 8월 의료원장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제12대 의료원장에 재선임됐다. 현재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 회장, 대한방사선종양학회장, 대한암학회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의 강점



● 국내 최초 128채널 PET-CT 도입, 최신 듀얼 CT·최첨단 로봇 기기 가동



● 여성 전용 건진센터 통해 암 진단 후 1주일 내 시술·수술 가능



● 국내 최초 여성암 환자만을 위한 호텔급 병동인 ‘레이디 병동’설치



● 입원한 병동과 같은 층에서 접수·수납·진료까지 가능



● 대학병원 최초 진료 3부제 실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외래 운영



● 환자별 맞춤 식사 제공



● 여성암 연구센터에서 치료와 직결되는 임상연구 진행



● 여성암 환자 한 명당 여러 과 교수가 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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