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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패밀리, 모던 소사이어티

요즘 챙겨 보는 미드 중에 ‘모던 패밀리(modern family)’가 있다. 미국 ABC방송에서 2009년 가을 시작한 시트콤이다. 지난해 5월 시즌 1을 끝내고 지금 시즌 2가 방영 중이다.

‘현대의 가족’이라는 번역 제목으로 미루어 지루하고 교훈적인 ‘홈드라마’인 줄 알았지만… 맙소사! 지나간 30여 편을 몰아 보느라 여러 밤을 꼬박 새웠다. 알고 보니 지난해 62회 에미상에서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FOX채널은 2013년 네트워크 방송권을 회당 150만 달러(약 17억원)에 샀다고 한다.

제목대로 ‘모던 패밀리’는 오늘날의 가족 이야기다. 아버지 제이와 클레어·미첼 두 남매가 각자 꾸린 세 가족이 등장하는데 그 구성원의 면면에 입이 벌어진다. 제작진도 ‘이들이 모두 친척인 걸 믿을 수 있겠느냐(Can you believe they’re all related?)’고 되물을 정도다.

나이 많은 제이는 젊고 매력적인 콜롬비아 여성과 6개월 전 재혼했다. 아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콜롬비아인 아들을 키우는 다문화가정이다. 제이의 아들인 미첼은 파트너와 베트남 아기를 입양한 5년차 동성애 커플이다. 딸 클레어만 남녀 부부가 삼남매를 키우는, 혼인과 혈연으로 맺어진 ‘보통의 가족’으로 살고 있다.

이들이 좌충우돌 티격태격하는 일상이 소재인데, 수위를 넘나드는 내용이 적지 않다. ‘똑 뚜 유(talk to you)’라는 콜롬비아식 영어 발음, 스킨십 때문에 토라지는 게이 커플, 미국인 새아빠가 생긴 콜롬비아 소년의 정체성 등을 가지고 만드는 코미디는 한국인에겐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 민감한 소재가 불편하기는커녕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리겠다. 이 가족은 차이와 개성을 낯설어 할 뿐이지 “내가 맞고 네가 틀렸다”고 타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해와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성장통일 뿐이다.

결국 ‘모던 패밀리’에서 ‘모던’은 다양성의 다른 표현이다. 다인종·다민족에 너그러울 것만 같은 미국 사회에서도 인종 문제, 소수자 문제는 적지 않은 고민인가 보다. 교훈을 주려는 게 이 드라마의 목적은 아니었겠지만, 조금은 독특한 가족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바로 이런 것이었을 거다. 남녀노소, 이민자, 동성애자 등 다른 세대와 인종, 성적 취향, 종교를 가진 사람이 한데 모였을 때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 즉 모던해지는 법 말이다.

드라마의 포스터엔 이런 문구가 써 있다.
‘One Big(straight, gay, multi-cultural, traditional) happy family’
게이면 어떻고, 다문화면 어떻고, 전통적 가정이면 어떠냐. 모습이 달라도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는 것이 ‘모던 패밀리’의 정의다.

마냥 낄낄대며 ‘모던 패밀리’를 보다가 생각했다. 가족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라고 다를 게 있을까. 제각각이어도 행복하게 잘 사는 게 중요한 건 개인이나 가족이나 사회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종교니, 지역이니, 밥그릇이니, 어수선한 뉴스를 보니 우리가 ‘모던 소사이어티’가 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과거보다는 훨씬 다양해졌다면 이젠 모던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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