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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지금이 한·미·일 협력 절정기?




마이클 그린
미국 CSIS 고문


한·미·일 3국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일본 자위대 장교들이 한·미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군 장교들이 미·일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회동했던 한·미·일 외교장관들은 올여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다시 만날 예정이다. 3국 국방장관들도 올여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샹그릴라 방위포럼 말미에 회동한다. 세 나라 사이의 정보 교류와 외교 공조, 군사 대화가 어느 때보다도 깊숙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생각하면 3국 군사협력 강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 미사일 및 핵 위협에 직면해 있다. 3국 협력은 대북 억지력을 높이고 외교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북한이 허점을 파고들지 못하게 한다. 3국 협력이 긴밀할수록 중국도 북한으로 하여금 책임있게 행동하도록 압박하게 될 것이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중국 파트너에게 이렇게 강조해왔다.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자위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 … 중국이 반발할 수 있지만 그건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중국은 한·미 양국에 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중국도 미국을 배제한 채 러시아, 인도 및 한국, 일본과 3자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은 미국·한국·일본을 배제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이끌고 있다. 3국 협력에 대해 중국에 미안해 할 필요가 없는 반면 한·미·일 3국이 협력을 통해 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만 한·미·일 3국 협력에 부침(浮沈)이 있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가장 긴밀한 협력은 6·25 전쟁 기간에 있었다. 일본 소해함이 미 해군의 지휘 아래 미군의 인천 상륙작전을 지원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과 미 동맹국들과 함께 집단방위체제를 구축하길 희망했다. 그러나 미 정부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일본 총리도 집단방위체제 구축에 반대했었다(집단방위체제는 어느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방위체제에 소속된 모든 나라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체제임). 1969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사토 에이사쿠(佐<4568>榮作) 일본 총리와 ‘한국에 대한 방위가 일본에 중요하다’는 공개 합의를 이룬 바 있지만 일본 정부는 합의에 따른 행동을 실천하길 거부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야 의미 있는 3국 협력이 시작됐다. 97년 3국의 외교·국방장관이 하와이에서 처음 회동한 데 이어 서울과 워싱턴에서 3국 국방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은 직후 한·미 공조와 미·일 공조를 조율하기 위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이 출범했다. 그러나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과거사 문제로 한·일 간 마찰이 생기는 한편 6자회담 미국 협상대표가 3국 공조(나아가 미국 정부 내 합의)를 무시하고 북·미 직접 대화를 강조하면서 공조 체제가 무너졌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에선 북한 및 중국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비슷해지고 있으며 한·미·일 정부 모두 3국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취약성은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클린턴, 김성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3국 외무장관이 만났을 때 미국과 일본은 북한을 상대로 한 집단방위의 필요성(어느 한 나라에 대한 북한의 공격도 세 나라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길 원했다. 일본이 이에 동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독도문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등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 정서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다른 장애물도 있다. 일본 민주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지만 자민당과 여타 보수 야당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독도문제에 더 강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반한 감정 때문이라기보다 민주당 정부가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열도 분쟁이나 러시아와의 쿠릴 열도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한국과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지만 일본 정가의 분위기를 볼 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한·미·일 3국의 방위협력 필요성은 매우 강하며 3국의 외교·국방 정책이 이런 기조 아래 유지되는 것이 세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 앞에서 3국 협력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국내 변수가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 깊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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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