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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천사 그려진 커피점 로고, 산치오 그림에서 따왔죠





명화의 재탄생
문소영 지음
민음사, 276쪽
1만5000원


‘마이 뷰(my view)’의 시대다. 내가 본 영화, 내가 본 명화, 내가 가 본 관광지…. 누구나 내가 본 뭔가를 놓고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다. 새로운 미디어로 모르는 이들과 나눈 결과물들은 전통의 매체인 책으로 묶여 또다른 이들을 만나러 떠난다. 블로거들이 쓴 서양 명화 서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 미술 애호의 시대를 증언하는 책들이다.

 경제학도 출신 기자이자 블로거인 저자도 그 중 하나다. 블로그와 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엮었다. 생활 속 서양 명화들 얘기다. 커피점 간판의 깜찍한 천사 로고는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아기 천사다. 이탈리아 수도원의 제단화로 그려졌던 ‘시스틴 마돈나’(1512∼1514)의 일부다. 원전은 녹색 커튼 뒤로부터 천상의 성모가 아기예수를 안고 지상의 성자들을 지나 신자들을 향해 다가오는 듯한 거룩한 종교 체험의 그림이다. 아기 천사들(Putti)은 이 그림 아랫 부분에서 지루해 죽겠다는 듯 턱을 괴고 그림을 올려다보고 있는 장난꾸러기들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커피 권하는 이 꼬마들, 간단치 않다. 50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어르신들이니 말이다.

냉장고 광고로 되살아난 앙리 마티스(1869∼1954)의 ‘디저트: 붉은색 조화’도 친숙하다. 저자는 ‘인간 영혼의 조화와 균형’을 수행자처럼 추구한 피트 몬드리안(1872∼1944)의 작품 등 명화가 소비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레고 블록을 쌓아놓은 것 같아서 어린아이부터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의 무식한 여주인공까지 의미를 모른 채 좋아한다”는 지적이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엄마의 손거울 뒷면에서 명화를 처음 만났다는 저자는 이렇게 로고, 광고, 영화 등에 나타난 명화의 그림자를 찾아 원전을 쫓는다. 오랜 세월에도 영속하는 고전의 힘은 미술관을 뚫고 나와 길거리를 활보한다. 해서 명화의 재탄생이다. 친숙한 이미지와 마주쳤을 때 그 기원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권한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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