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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원복에게 만화란, 밥벌이였다가 놀이가 되었다네요





만화로 교양하라
이원복·박세현 지음
알마, 258쪽
1만3800원


인터뷰는 얄궂은 여행이다. 인터뷰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도 좀체 그 실체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사진) 덕성여대 교수를 인터뷰한 이 책은 그래서 다소 어정쩡하다. 이 교수와의 대화록을 비교적 꼼꼼히 전한 다음, 그에 대한 일종의 평전을 따로 덧붙였다. 인터뷰어로서의 객관적 대화와 지은이로서의 주관적 분석을 잇댄 셈이다.

 해서 책은 그간 1500만부가 팔려나간 만화집 ‘먼나라 이웃나라’ 에 대한 대화로 출발한다. 네덜란드·프랑스·영국·독일·스위스·이탈리아·중국·일본·미국·한국 등을 차례로 돌며 해당 국가들에 대한 논의를 확대한다. 이미 이 교수의 만화집을 읽었다면 좀 더 심층적인 이해를 길어낼 수 있고, 미처 못 읽은 독자라도 다양한 나라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히스토리텔러(historyteller)로서 이 교수의 만화는 세계사에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그가 만화를 통해 프랑스 혁명을 이야기한 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도 혁명의 시대를 보았지만, 그 성과를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겁니다. 프랑스를 통해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법을 배워야겠죠.” 다른 나라의 형편을 돌아보며 우리를 추스리는 것. 그게 이원복의 만화가 지향해온 길이었다.

10개 나라를 돌아나오면, ‘인간 이원복’과 ‘만화가 이원복’에 대한 지은이 나름의 평전이 펼쳐진다.

지은이는 ‘이원복에게 만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은이에 따르면, 이원복에게 만화란 밥벌이이자 놀이다. 처음엔 밥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역사를 통해 해석놀이를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그는 이 교수의 정치적 편향성을 슬쩍 건드리기도 하고, 이 교수에 대한 인간적 동경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만화가를 다루는 책이지만, 각장의 들머리를 빼곤 만화가 그려진 페이지는 없다. 대신 교양만화라는 새 지평을 개척했던 한 만화가의 삶과 지식을 꾹꾹 눌러담았다. 만화로 교양하기의 즐거움을 당겨 체험할 수 있는 책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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