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돈으로 얼룩진 대학총장 선거 … 창원대선 200만원 인삼 돌리고 기프트카드 주고





향수·골프공·난·식사대접 …
전주교대 후보, 선관위에 적발
국립대 43곳 중 40곳이 직선제
교수들 “차라리 간선이 낫다”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대학 총장 선거에서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혼탁 양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편 가르기와 돈 선거로 대학을 병들게 하는 총장 직선제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 [중앙포토]





경남 창원대(국립)의 총장 후보로 출마한 A교수는 올 1월 동료 교수에게 100만~200만원 상당의 인삼류 세트와 상품권처럼 쓸 수 있게 일정 금액이 들어 있는 선물카드(기프트카드)를 전달했다.



동료 교수가 선물을 되돌려 보내긴 했지만 A교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A교수는 대학 후배가 지점장으로 있는 은행 등에서 900만원 상당의 선물카드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금품을 제공한 교수들이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교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선관위는 2일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A교수를 포함해 7명이 출마한 창원대는 9일 총장선거를 치른다.











 대학 총장 선거가 위법·탈법으로 얼룩지고 있다. 1987년 6·29 선언 이후 총장 직선제가 확대되면서 학내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타락한 정치판처럼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패거리 싸움을 하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선관위에 총장 직선제 관리를 위탁하게 돼 있는 국립대에서는 이 같은 위법 사례가 속출한다. 국내 43개 국립대 중 직선제를 하는 곳은 KAIST·한국철도대학·울산과학기술대를 제외한 40곳.



지난해 12월 총장 선거를 치른 전북 C대는 특정 후보를 미는 교수가 동료 교수와 교직원을 모아놓고 식사를 제공하며 지지를 호소하다 선관위에 적발됐다. 지난해 5월 전주교대 총장선거에서는 당선된 후보가 동료 교수에게 비누와 향수 세트, 골프공, 난 화분 등과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경북 A대 총장 선거에서는 후보자가 자신의 집으로 교수들을 초청해 멸치세트를 선물한 혐의로 선관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직선제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이유는 선거권을 가진 교직원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상대 후보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후보와 교수들이 정치권의 ‘섀도 캐비닛’(집권 시 내각 후보군)처럼 패거리로 모여 선거운동을 벌인다. 선거가 끝나면 논공행상 식으로 보직을 나눠 갖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선관위의 관리·제재를 받지 않는 사립대에서도 직선제 폐해는 극심하다. 교수 투표를 거쳐 선출된 한 대학 총장은 “교수들에게 밥 사주고 눈치보고, 당선 후엔 보직 나눠주자니 환멸을 느꼈다”며 “나도 했지만 직선제는 그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의 한 교수는 “총장 선거에 나간다는 다른 대학 교수를 만났더니 억대의 돈을 쓸 준비를 한다고 해 놀랐다”며 “교수들 엮어 골프장에 데려가고 밥 먹으려면 그 정도 돈이 필요하다더라”고 전했다.



 부작용이 속출하자 제도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내 법인화되는 서울대는 총장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꾼다. 연세대도 올 12월부터 재단이사회가 총장 후보자를 한 명 추천하면 전체 교수의 신임투표를 거쳐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연세대 교수평의회 의장을 지낸 최중길(화학과) 교수는 “교수 선거로 총장 후보를 뽑으면서 선거운동이 과열되고 파벌이 형성되는 등 폐단이 많았다”고 말했다.



2008년 서울대 조직진단을 했던 김성복 뉴욕주립대 석좌교수도 “한국 대학의 ‘직선제 실험 결과’는 패거리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확인한 것뿐”이라며 “총장·학장 직선제에서 ‘민주주의의 타락’을 본 만큼 간선으로 가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김성탁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