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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국자인’ 엄마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빅토르 위고의 말이다. 여성(女性)과 모성(母性)의 본질을 간명하게 대비했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무조건의 자비이고 사랑이며 희생이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유대 격언이 나올 법한 이유다. 이런 어머니들이 뭉치면 엄청난 힘이 되는 건 당연하다. 모성 파워의 대표적 예가 바로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들’이다.



 1977년 4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5월 광장’에 어머니 14명이 모인다. 비델라 군사정권이 시민 납치·살해를 서슴지 않던 ‘더러운 전쟁(The Dirty War)’ 중 희생된 실종자 어머니들이다. 구호 한마디 없었다. 실종된 자식을 상징하는 기저귀 천으로 만든 흰색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묵묵히 광장을 돌았다. ‘산 채로 돌아오라’는 작은 플래카드가 전부였다. 어머니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광장에 모였고, 참가자가 늘어났다. 6년 만에 정권이 무너졌다. ‘엄마들의 힘’이다.



 중국에선 ‘천안문 어머니(天安門 母親)’가 모성 파워의 상징으로 꼽힌다. 1989년 천안문 사태 희생자 어머니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중국 정부는 천안문 사태에 침묵을 강요하지만 어머니들은 망각을 거부한다. 진상을 밝히고 희생자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투쟁 중이다. 2008년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중국의 첫 번째 권리 수호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에는 ‘병사의 어머니들’이 있다. 군에 간 아들을 둔 어머니 모임이다. 체첸 전쟁 당시 반전(反戰) 도보 시위를 벌여 옐친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최대 압력단체로 자리잡아 푸틴 총리마저 눈치 볼 정도다.



 한국 엄마들의 강함은 자식 교육 쪽에서 유별나다. 3만 명 엄마들이 입시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 ‘국자인(국제교류와 자원봉사와 인턴십과 비교과)’에 엄마들이 줄을 잇는다는 소식이다. 그제 중앙일보에 카페가 소개되자 이틀 새 회원이 8000여 명이나 늘었다. 그만큼 엄마들이 입시 정보에 목말라 한다는 방증이다.



정부 입시정책은 수시로 바뀌고, 대학들은 전형 방법을 복잡하게 꼬아 놓았으니 그럴밖에. ‘국자인’ 엄마들이 정보 공유 차원을 넘어 입시 자체를 바로잡는 ‘투사’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엄마들 더 뿔나기 전에 정부·대학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게다.



김남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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