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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판사의 도덕불감증 사법신뢰 해친다

사법부는 신뢰의 마지막 보루다. 세상살이에서 일어나는 온갖 다툼이 결국에는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야 한다. 개인사는 물론이고 행정이나 입법 관련 다툼도 종국적으로는 법의 심판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 질서의 근간이 와해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드러난 광주지방법원 판사의 도덕 불감증은 사법부의 신뢰를 바닥부터 의심하게 만드는 중대한 사건이다. 광주지법 선재성 수석 부장판사는 지역에선 나름 촉망 받는 향판(鄕判)으로 알려졌다. 그런 판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법정관리 기업 2곳의 감사 자리에 친형을 앉혔다가 물의를 빚었다. 이와 함께 중·고 동창인 변호사에게 감사 자리 3곳을 맡긴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고 불과 보름 만에 자신의 운전기사였던 사람을 후배 판사에게 추천해 법정관리인으로 앉힌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자리를 몇 개씩 몰아주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한 셈이다. 얼마나 더 많은 비슷한 사례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선 판사의 행위가 위법은 아니다. 법정관리인 선임 등 결정은 전적으로 판사의 자유재량이다. 판사를 그만큼 믿기 때문이다. 반드시 믿어야만 하는 법치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판사를 믿는다는 전제에서 만들어진 법체계이기에 판사의 재량에 대한 특별한 감시장치조차 없다. 그렇기에 판사는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데 스스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법과 양심을 상실한 판사의 이기주의는 불법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반사회적 행위다.



 사법부의 실추된 신뢰는 사법부 스스로 회복해야 한다. 대법원이 자체 조사를 거쳐 부도덕한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비단 선 판사 개인이나 광주지법만 아니라 전국 법원의 법정관리인 선정 과정을 샅샅이 검증해야 한다. 재발방지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을 국민 앞에 알리고, 엷어져 가는 신뢰를 다시 찾아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법과 양심은 판사의 전유물이 아니며, 사법부는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성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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