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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낭비 스톱] 경기도의회, 50억원 들여 유급 보좌관 둔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도입된 지방의회 의원은 당초 명예직이었다. 주민에게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의회가 ‘정치꾼’의 마당으로 변해갔다. 10년 전부터는 의원에게 보수가 지급되기 시작했다.

봉사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지방의원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국민들도 여기까지는 용인했다. 그런데 이젠 유급보좌관까지 두려고 한다. 물론 보좌관 월급은 주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경기도의회가 선봉장을 자임했다. 지난달 23일 의원 1명 당 1명의 유급보좌관을 두도록 하는 내용의 ‘경기도의회사무처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131명 중 102명이 참여했다. 김진춘 의원만 반대하고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의회는 대민 봉사기관이기 때문에 혈세를 아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왜 보좌관에 의존해서 일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할 능력이 안되면 의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민을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주민들도 반대다. “세금을 축낸다”는 것이다. 정부도 지방자치법에 어긋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법을 무시하는 조례 강행=경기도의회는 지난해 말 유급보좌관제 조례를 내놨다. 행정안전부는 “보좌관제를 도입하거나 행정인턴 및 기간제 근로자 등을 활용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에 위반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지방재정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기도의회는 법 위에 있었다.

위법하다는 지적에도 조례 통과를 강행했다. 지방분권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13조 4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의회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방의회 의장의 지방의회 소속공무원 인사에 관한 독립적인 권한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반발했다.재의를 요구하고, 도의회에서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리상 경기도의 입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996년 서울시 의원들이 유급보좌관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대법원이 막았다.

대법원은 당시 의회가 강행처리한 유급보좌관 관련 조례를 '무효'라고 판결했다. 현재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의원보좌관을 둔 곳은 없다. 이렇게 되자 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은 “대법원에서 패소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냉랭한 여론=주민들의 여론은 차갑다. 심희숙(평택시·여·32)씨는 “한번 늘린 공무원 자리는 줄이기 쉽지 않은데 줄줄이 세금이 새지 않을까 걱정된다” 고 말했다. 이상구(안성시·38)씨는 “주민들이 모르는 새 도대체 의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유급보좌관제가 부정부패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광연(광명시·여·47)씨는 “그거 다 세금으로 나갈텐데 이번엔 또 얼마를 쓴답디까? 친인척 일자리 주려고 자리 하나 더 만드는 것 아녜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16개 광역시·도 의원 의정비는 1인당 평균 3900만원 선이었다. 경기도 의회의 1인당 의정비가 725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경기도의원 1인당 조례 발의 건수는 평균 1.62건으로 전국평균(2.07건)에 한참 떨어졌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10.3 ‘16개 광역의회 의안발의 및 처리 분석’자료). 16개 지방의회 가운데 11위였다. 허 의장은 “도의원 활동을 발의 건수로만 계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급보좌관 두면 예산 더 절감"=이런 여론에도 경기도 의회는 요지부동이다. 유급보좌관제가 예산을 더 절감할 수 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주장을 펴고 있다. 허 의장은 “도의원이 국회의원처럼 입법을 하고 14조원의 예산을 다루는데 혼자서는 무리”라며 “50억원의 돈을 들여 보좌관을 뽑아 예산 집행 과정을 꼼꼼히 감시·감독하면 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보좌관을 5급(사무관)으로 하려다 재정을 고려해 6급으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례안을 반대한 김 의원은 "예산절감이라는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보좌관을 두기 위한 억지구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와 별도로 도의회는 이미 유급 의정서포터즈를 두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의원입법활동 지원용역 명목으로 20억원 정도를 확보했다. 이는 월 150만원의 보수를 받는 정책조사관 충원에 쓰인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선 재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 업무량을 고려해 이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 의장은 “의원이 모든 조사를 다 하긴 힘들어 보좌관과는 별도로 의정서포터즈를 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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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