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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별세한 이석제 전 감사원장




1962년 12월 26일 박정희(오른쪽에서 둘째) 당시 최고회의 의장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3공화국 헌법 공포안에 서명하고 있다. 오른쪽이 이석제 전 감사원장. [중앙포토]


박정희 대통령 18년 집권 동안 가장 장관급을 오래한 사람은 누구일까. 지난달 28일 밤 86세를 일기로 작고한 이석제씨다. 그는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혁명정부통치기구) 법사위원장으로 시작해 76년까지 15년 동안 총무처장관과 감사원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재무·상공장관 3년 9개월과 대통령 비서실장 9년2개월 등 13년을 기록한 김정렴씨다. 두 사람을 비롯한 장수(長壽) 장관의 공통점은 청렴·성실·능력이다.

 육사 특별 8기인 이씨는 동기인 김종필씨 등과 함께 박정희 2군 부사령관에게 군사혁명을 건의한 혁명동지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병력을 동원한 공적은 없다. 그럼에도 박정희 장군은 그를 최고회의 법사위원장에 중용할 정도로 그를 신임했다. 이씨처럼 ‘비(非) 동원’임에도 최고회의에 중용된 이는 박태준 전 국무총리와 유양수 전 교통부장관 정도다.

 공무원에게 총무처장관이 자상한 어머니라면 감사원장은 엄한 아버지다. 이씨는 오랫동안 둘을 거쳤다. 김정렴씨는 “그를 한국 공무원의 어버이라 불러도 좋다”고 말했다. 총무처 장관으로 이씨는 정원·승진·공채·연금제도를 확립해 ‘공무원의 근대화’를 이뤘다. 정치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공무원 틀을 만든 것이다. 이씨가 감사원장일 때 감사원 사무총장은 신두영씨(후에 감사원장)였는데 이·신 커플은 일반공무원에게 공포의 암행어사였다고 한다. 최고회의 법사위원장 때 이씨는 일제와 미군정 때 만들어진 법령을 번역하고 정비하는 개혁작업을 벌였다.

 이씨가 오랜 기간 공무원의 사표(師表)가 된 것은 청빈한 삶 때문이다. 그는 권세 있는 자리에 있었지만 특권과 부패를 증오했다. 김정렴씨는 “5남매를 키우느라 생활이 쪼들렸는데도 몸가짐을 잃지 않았고 이 점을 박 대통령은 높게 평가했다”고 회고했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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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