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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 주택금융 규제 은행에 맡겨라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


최근 만난 대학 선배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 있었다. 곧 결혼할 아들의 신혼집 걱정 때문이라고 한다. 전세를 얻든, 작은 집을 사든 큰돈이 들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하려니 사업자금으로 많이 빼내 더 이상 끌어다 쓸 수 없고, 사회 초년생인 아들은 목돈을 댈 능력이 안 된다고 한다.

 다른 예비 신혼부부들도 비슷한 고민일 게다. 좋은 직장을 다니며 융자를 받으려 해도 집값의 일정 비율 이상을 빌리지 못하고(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현재의 월급 수준을 따져 융자 한도를 묶어놓아(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셋집조차 얻는 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부모의 도움이 없으면 그들은 보금자리를 쉽게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전세자금 융자를 확대하는 등의 주택금융과 관련한 지원방안이 일부 나왔지만 현재 상황에 비춰보면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요즘의 전세대란과 집값 상승의 불안감에 떠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방법은 주택금융 규제완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 금융시장이 자율적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수요 억제 대책으로 내놓은 LTV·DTI를 40~60%로 규제한 게 집값 안정의 성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긴 했다. 하지만 서민주택 공급 부족과 전세대란의 주범이라는 지적에는 어떻게 변명할 건가. 돈줄을 막으니 전세 수요만 늘려 서민 주거난을 일으킬 수밖에 없지 않은가.

 LTV는 60~80%로 정상화하고 DTI 규제는 은행 자율에 맡겨야 한다. 특히 DTI는 소득뿐 아니라 보유자산, 미래소득 증가분 등의 종합적 상환 능력을 고려하되 은행이 스스로 판단토록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떼일 고객에게 마구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에 자율성을 줄 경우 은행과 가계의 부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406조원을 조금 넘는다. 이는 총가계대출의 54%이고,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5.6%다. 다른 나라보다 건전하므로 추가 대출 여력이 있는 셈이다. 실제 시중은행장들도 “가계대출이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최근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서 보여 줬듯 정부는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부실 금융기관의 퇴출 시스템을 충실하게 가동하고 있다. 은행권 역시 내부 대출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므로 자율에 맡겨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대출이 풀리면 집값만 올라가고 내 집 마련의 길이 멀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정상화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간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금융이 필수적이다. 최근 잇따른 PF 부실로 금융회사들은 신규 PF에 소극적이다. 이 상황에서 민간 부문의 공급 활성화를 통한 집값 잡기는 요원하다. 은행권의 PF 대출은 2009년 말 55조원대로 늘었으나 지난해 말 38조원대로 줄었다. 우량 사업장에는 적극적으로 돈을 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다만 건설사의 위험부담을 줄이는 대신 금융사의 적극적인 자본 참여로 역할을 키우고 시행사의 위험 분담을 늘리는 등의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사업성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된다면 주택 건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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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