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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무상급식 첫날 … 서울 금옥초 가보니




초등학교에 대한 무상급식이 실시된 2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반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충청남·북도와 전라북도, 제주도에서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전라남도는 선별적으로 전 학년 무상급식을, 서울과 부산·인천은 일부 학년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한다. [연합뉴스]


전국 181개 시·군·구에서 초등학생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이 처음 실시된 2일 서울 성동구 금옥초등학교를 찾아가 봤다. 배식대 앞에 줄지어 선 학생들의 식판에는 현미밥과 얼갈이 배추된장국, 달래무침·삼치구이·사과·김치가 놓였다. 입학식만 끝내고 오전에 귀가한 학교가 많은 이날 서울에서는 60여 초등학교에서 1~4학년에게 무상급식이 제공됐다. 경기도에서도 개학 첫날이어서 무상급식에 나선 학교가 많지 않았다.

이날 금옥초에서 점심을 먹던 학생들 사이에선 “고기 반찬이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 학교 4학년인 김모군은 “고기 반찬은 없고 생선도 많이 주지 않았다”고 투덜댔다. 2학년 이모군도 “돼지고기 반찬이 제일 맛있는데 급식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이번 주 식단에는 카레라이스에 고기가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면 돼지고기나 쇠고기 반찬이 포함돼 있지 않다.





 무상급식이 물가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특히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쇠고기 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학교는 메뉴에 이 같은 품목을 넣지 못하고 있다. 무상급식이 실시되지 않았던 지난해보다 급식 단가를 187원 올렸지만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3월 급식은 이미 입찰을 해놨기 때문에 버틸 만한데 4, 5월에도 물가가 안 떨어지면 고기 반찬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목살 대신 앞다리살을 넣거나 가능하면 육류를 빼고 생선을 식단에 넣고 있다”며 “급식 예산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물가 인상 때문에 닭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콩으로 만든 고기를 쓰는 등 대체식품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식단 부실화가 우려되는 것은 무상급식 도입으로 학교에 지원되는 급식 예산이 1년 단위로 고정돼 있어서다.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과거에는 물가가 오르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급식비를 조절했지만,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로부터 급식비를 거두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교육청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가로 급식비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조원익 급식담당 사무관은 “교육청 예산 사정이 어려워 (물가가 올라도) 예비비 지원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창학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급식에 고기 반찬이 빠지게 되는 상황은 교육청이 공급단가를 2457원으로 정해놓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며 “이전처럼 학교운영위에서 학부모들이 결정했다면 유연한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무상급식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전제형(46)씨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건 말이 안 된다”며 “ 돈을 더 거둬서라도 좋은 밥상을 차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김민상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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