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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신흥국서 잇단 자금 유출 … 글로벌 위기 재연되나







조환익
KOTRA 사장




세계경제가 좀 수상하다. 새로운 난기류가 흘러 들어오고 있다. 그간의 세계 경제위기는 과거 10여 년에 걸쳐 탐욕과 거품을 먹고 살던 베짱이들을 정신차리게 하고 제조업에 근거해 땀 흘리면서 미련하고 착실하게 경쟁력을 쌓아온 개미들을 본받게 했다. 제조업을 등한시하고 조상이 물려준 관광자원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1년에 한 달 이상 휴가를 즐기며 적게 일하고 많이 노는 국가나 집단은 점차 사라지는 듯했다. 부지런한 자기 국민의 세금으로 이러한 나라의 부도를 막아 왔던 독일을 화나게 했던 게 이런 것이었다. 돈을 마구 찍어내고 금융 천재들이 자기들만 함정을 아는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신용불량자들에게도 분별없이 대출을 해줌으로써 세계를 대공황 직전까지 몰고 갔던 미국도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았다. 방임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존중되고 절제와 실용이 세계 시장의 새 질서로 자리 잡아 가는 듯했다.



 그런데 금융위기로 삭감됐던 월가 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이 다시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다. 투기성 자금으로 치부되는 헤지펀드 운용액도 세계 금융위기 이전 정점을 이뤘던 2007년 수준으로 거의 복귀했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부문은 투기성 글로벌 인플레의 재연 가능성이다. 2008년 국제 경제위기 이전에 곡물자원이 많게는 2배 급등했던 현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달러만 50% 이상 더 풀려 과잉유동성의 문제는 항상 잠재적 물가상승 요인이 됐지만 광물·곡물이 1년 사이에 배나 뛰는 것은 투기자본의 개입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거기에다 요즘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가뭄·폭설도 투기성자금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게 유망해 보였던 신흥개발도상국에서 매우 빠르고 큰 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외국자금에 의존해 각종 개발계획을 진행시키던 동남아 각국은 매우 당혹해하고 있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기 때문에 그래도 장기간 머물러 있는 건전한 투자자금이 많아 영향을 덜 받는 듯하다. 이렇게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들이 다시 월가로 몰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여기에다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치적 혼란은 세계경제의 불안요소를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가 다시 생겨나는 이런 위험요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세계자금시장의 흐름을 긴장감을 갖고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생산과 투자에 의한 자금유통 속도에 비해 거품과 투기에 의한 자금유통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우리는 10여 년 전의 외환위기 때 비교적 괜찮은 산업과 무역구조를 갖고서도 주요 기간산업체를 헐값에 매각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이겨나가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의 산업, 특히 제조업의 전천후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계속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야 한다. 또한 다시 돌아올 금융 시대에 대비해 금융 산업의 해외진출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한층 향상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때일수록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긴장감을 갖고 새롭게 등장할지도 모르는 세계경제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조환익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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