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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상대로 전쟁 선포하는 자리 참석해야 하나…박재완 장관의 고민

한국노총이 24일 오후 정기대의원대회를 연다. 이용득 신임 위원장이 취임한 뒤 처음 열리는 자리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과 맺은 정책연대를 파기할 예정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계획도 밝힌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민에 빠졌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취임한 뒤 첫 정기대의원대회에는 노동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한나라당과 등을 돌리고,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라는 게 걸림돌이다. 한국노총은 21일 관례에 따라 박 장관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초청장에는 축사를 부탁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노동부 고위관계자는 "(박 장관이)참석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의원대회에)가자니 그렇고, 또 안가자니 어색하고…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한국노총 대의원대회 참석은 장관의 일정과는 상관없다는 말이다. 행사 내용이 문제라는 뜻이다. 박 장관이 축사까지 했는데 박 장관 면전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선언이 나오고, 대정부 투쟁계획과 지침이 발표되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제도와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한 사업장 내 복수노조 허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을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노조법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즉각 파기는 그의 선거공약이었다.



한국노총으로선 이런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박 장관이 참석할 경우 그 앞에서 대정부투쟁을 선언함으로써 극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박 장관이 참석하지 않아도 '이제 배는 떠났다'며 정부와 등을 돌리기에 딱 좋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이용득 위원장은 역대 한국노총 위원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위원장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위원장이 재임하는 기간 동안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도 한국노총을 향해 러브콜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것이다. '논두렁에 앉은 소'처럼 이 논의 풀도 뜯고, 저 논의 풀도 먹으면서 정치권을 상대로 한국노총에 가장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희범 회장은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축사도 한다. 황인철 경총 대변인은 "일정상 큰 무리가 없다. 현재로선 참석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할 말은 하게 될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정부를 상대로 예각을 세우더라도 사용자단체로서 노사간 자율적인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정부는 담너머에서 벌어지는 한국노총과 경총 간의 대화상황을 귀동냥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복수노조 시행, 임금인상 투쟁 등 올해 산적한 노사문제에서 자칫하면 정부가 그동안 쥐었던 주도권을 내놔야 할 지 모른다. 이는 현 정부들어 노사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며 방향타 역할을 자임했던 노동부로선 여간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재완 노동부 장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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