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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동의 중국世說] 북한의 3대 세습과 중국의 태도

“양국 최고 지도자들의 공통 인식을 실현하고, 중조(中朝) 우호관계를 잘 계승, 전수, 발양시킬 것이다” 이는 김정일의 생일축하 차 방북한 멍젠주(孟建柱) 중국 공안부장이 김정일 면담 시 선사한 말이다. 중-북 관계 강화와 북한 3대 세습 체제의 성공기원이 짙게 묻어난다.



북한 김정일은 2009년 1월 김정은을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결정한 후 그의 권력승계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실제 최고 지도자로서의 위상제고에 진력해 왔다. 이미 2009년 하반기부터는 소위 당 중앙의 "유일적 지도체제"수립을 위해, 김정일에게 올라가는 보고가 먼저 김정은에게 보고되고 있다. 인민군 총 정치국의 직보에 이어 국가안전보위부(國家安全保衛部), 군보위 사령부, 내각 등 모든 기관이 가까운 미래 권력인 김정은에게 상보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2010년 9.28 개최된 당 대표자 회의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 위원장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북한의 최고 권부인 국방위 부위원장에 추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남은 자리는 국방위원장 직과 당 총 서기직 2개 뿐이다.



이미 김정은은 2010년 11월부터 국가안전보위부와 보위사령부 등을 직접 지휘, 탈북자 색출, 관리들의 비리조사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권력기관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이 수령을 상징하는 털모자를 쓰고 군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은 고령의 김일성을 연상케 하여 참으로 실소를 금할 길 없다. 어린 대장 할아버지가 탄생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이런 현상은 그가 김정일과 대등한 권위의 반열에 있음을 증명하는 데 이의가 필요치 않아 보인다.



북한의 3대 세습 구축전망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싱크탱크들도 자신 있는 진단을 유보한 체, 많은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며, 김정일 사망시기가 관건적 요소로 관측할 뿐이다. 세습의 관건으로는 만성신부전증 등 종합병동인 김정일 건강과 북한의 군 원로 및 주민들의 반발계수, 권력 엘리트들의 세력 분열 유무, 중국의 지지 여부 등이 분석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는 상기 요소들을 이유로 북한의 권력승계가 소프트랜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허나 필자는 이러한 요소들은 하나의 상정일 뿐 김정일이 곧 사망한다 해도 북한세습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이미 김정일은 내일 당장이라도 김정은에게 권력이양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절차와 김정은 사수 친위부대를 구축했다. 작년 장성택의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과 김경희의 정치국 정위원 임명은 족벌체제 확립의 백미로서 김씨 왕조의 사직을 보위하라는 특명이다. 젊은 리영호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에 기용, 김정은 사수의 육탄적 총책도 지정했다. 게다가 북한은 작년 9월 제 3차 당 대표자회의에서 노동당 규약을 개정, 당 총 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도록 했고, 5년에 한 번 개최키로 된 당 대회도 6개월 전에만 소집하면 언제든지 개최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 모두가 김정일 건강과 유고에 대비한 제도적 정비다. 김정일 명령 한번만 떨어지면 바로 권력이 김정은에게 승계되도록 한 조치들이다.



또한 북한은 주민통제가 가장 강력한 집단이어서 김정일 정권에 조직적으로 대항할 세력도 발호하기 어렵다. 군부를 비롯한 권력 기득권층들의 김씨 왕조에 대한 충성경쟁과 상호 감시체제가 견고해 정변 발생도 그리 용이치 않다. 그뿐인가, 중국도 북한 3대 세습에 대해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불가피한 지지를 표면화하고 있다. 이런 점들이 김정은 체제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 하는 현실적 진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는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 되었듯이 북한의 3대세습도 현실로 수용하고 향후 김정은 체제의 대남 도발 여부 및 중북관계 변화 조짐 등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오늘날 세계는 스마트 파워를 추구하는 시대이다. 영토를 위요한 경쟁에서 부의 창출을 위한 경쟁으로, 군사중심보다도 비군사적 요소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비 국가 주체로부터 세계질서에 대한 자발적 수용을 유도해내는 파워가 필요한 때다. 따라서 동맹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군사력을 위주로 하는 전통적 하드파워와 유연한 정치, 문화, 외교력을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를 동시에 추구하는 동맹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중국도 이러한 세계조류를 충분히 인식하여 대북 정책을 냉정히 재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라고 왜 모르겠는가?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인 것을,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反 인도적 전쟁행위인 것을!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행위자가 불분명한 미제사건'으로, 연평도 도발을 '남북 상호 포격전'으로만 해석하며 국제회의에서 떠들다가 망신적 공격을 당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동질의 통치이념과 미일동맹에 대처키 위한 완충 지대론에 사로잡혀 반 인륜적 전쟁도발을 목도하고도 북한을 감싸야만 하는 중국이 어쩌면 가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제 중국도 북한이 과연 중국의 전략적 이해에 반드시 이로운 점만 있는지? 한미 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대비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타겟(target)으로 한 것인지? 통일한국이 진정 중국에 적대세력으로 작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진공상태에서 신중한 자문을 해보기 바란다.



올해에는 중국도 북한의 3대 세습은 인정하되, 북한의 도발 및 군사 모험주의의 지역안보 위해성을 직시하고, 북한 측에 개혁, 개방은 물론, 대남 군사도발 중지와 핵 포기 등을 단호한 목소리로 촉구해야 할 것이다.





한형동 산둥성 칭다오대학 객좌교수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차이나 인사이트'가 외부 필진을 보강했습니다. 중국과 관련된 칼럼을 차이나 인사이트에 싣고 싶으신 분들은 이메일(jci@joongang.co.kr)이나 중국포털 Go! China의 '백가쟁명 코너(클릭)를 통해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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