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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 서울 ~ 부산 동행 취재기





김석동 “나도 22일 우리저축은행에 2000만원 예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1일 부산 우리저축은행을 찾아 예금을 찾으러 온 고객들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등 네 곳의 저축은행에는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자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 수천 명이 몰렸다. [부산=뉴시스]





21일 아침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표정은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예금인출 사태에 대해서도 “(부실과 아닌 곳을) 확실히 분리했으니까 오늘은 괜찮을 것”이라며 짐짓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고향 방문 좀 하면 안 되나요”라며 가벼운 행차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발 부산행 비행기 안에서 김 위원장은 잠시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직원에게 “자료 좀 달라”고 해 내내 들여다봤다. 긴장감이 엿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없다. 부산은 심상치 않았다. 각 저축은행 앞엔 개점 전부터 예금을 빼려는 고객들이 줄을 늘어섰다.



이날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대책회의에 참석한 이 지역 저축은행 대표들은 “고객들을 제발 안정시켜 달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김 위원장은 이날 대책회의 뒤 기자 브리핑에서 예금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여러분이 예금인출 사태를 초래해서 불가피하게 영업정지가 되는 일이 없도록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전국적으로 저축은행 창구는 이제 안정을 확고하게 되찾고 있는 중입니다.”



 이어 그는 부산시 부전동 우리저축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금융위원회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이라고 밝혔던 곳이다. 본점 정문엔 셔터가 반쯤 내려져 있고 고객 100여 명은 “밀지 마” “들여보내줘”라며 아우성이었다. 18일 미리 번호표를 받아놓았던 고객들에 한해 직원 안내에 따라 셔터 밑으로 고개를 숙여 간신히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경찰이 지키는 후문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상황을 본 그는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김 위원장이 “(바깥의) 고객들에게 내가 말하겠다”고 하자 우리저축은행 김석희 대표가 “지금 (셔터를) 열면 다 다친다”며 말렸다. 결국 창구에 이미 들어와 있는 고객 40여 명만 앞에 두고 김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이 예금을 다 빼가면 영업정지 됩니다. 잘 영업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우리저축은행은 2013년까지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됐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 말에 한 예금자가 “명확하게 해주세요. 믿겠습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바로 옆에서 또 다른 예금자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김석동 위원장! 부산에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고 해놓고 이런 식이면 누가 신뢰합니까!”



 김 위원장은 아무 대꾸도 못하고 창구를 빠져나왔다. 얼굴은 약간 상기돼 있었다. 기자들에겐 “우리저축은행은 괜찮다고 몇 번이나 밝혔는데도 돈을 찾으려 오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경제의식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를 다시 만난 건 오후 1시30분 서울행 비행기 안에서였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기자에게 그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논리적으로 안 맞아요. 옆집 아저씨가 돈 찾으니까 나도 찾으러 가는 거잖아요. (우리저축은행은) 2013년까지 안전하다는데, 나 같으면 거기에 저금하겠어.”



 결국 그는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22일 우리저축은행에 2000만원을 예금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22일 이미 영업정지 된 목포 보해저축은행도 방문한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김 위원장이 사태 진화를 위해 직접 날아간 이날에도 부산지역 저축은행에선 예금 인출이 이어졌다.



우리저축은행에선 이날 하루 1000명 이상이 번호표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에 온 예금자는 번호표에 ‘2011년 3월 16일’이란 도장을 받았다. 그때에나 예금을 찾을 수 있단 뜻이다. 부산 외 지역에서도 BIS 비율 5% 미만으로 꼽힌 새누리·도민·예쓰저축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갔다.



 금융위는 이날 합동대책회의에서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최우선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서민금융 위축을 막기 위해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 지원을 부산지역에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의 예금자를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그동안 영업정지 이후 3주 뒤부터 지급되던 가지급금을 앞으로 2주 뒤에 지급한다. 가지급금을 받기 전이라도 급전이 필요한 경우엔 국민·기업·부산은행과 농협에서 가지급금을 담보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가지급금 지급 이후엔 예금의 80%까지 담보대출을 받도록 한도를 높였다.



 이 밖에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공사가 저축은행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또 저축은행중앙회의 자금지원 요건을 완화해 저축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부산=한애란 기자



한애란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 서울 ~ 부산 동행 취재기



AM 7 : 00 서울발 부산행 비행기 탑승



8 : 00 부산 김해공항 도착



8 : 40 부산상공회의소로 이동, 부산시장 등과 티타임



9 : 00 관계기관 합동 부산지역 저축은행 지원 대책회의



10 : 30 기자 브리핑, 질의응답



11 : 30 우리저축은행 방문, 고객들에게 직접 설명



12 : 00 김해공항으로 이동, 점심식사



PM 1 : 30 부산발 서울행 항공기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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