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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드러난 숨은 빚 깎아달라”… 채권단 “3%이상 요구 땐 계약 깨져”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실사 과정에서 찾아낸 숨은 빚이 8000억원에 이른다는 것(본지 2월 21일자 1면)이 21일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과 채권단, 현대건설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현대건설 ‘숨은 빚’ 후폭풍

 현대차 홍보실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실이 확인된 바 없다”며 부인 자료를 냈다. 하지만 파장이 증시와 현대건설·채권단으로 번지자 한 시간 이후 “현대건설 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드러났지만 규모는 8000억원이 아니다. 비밀유지 조항으로 금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부실 금액의 과다여부와 관계 없이 본계약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못 박았다.









중앙일보 2월 21일자 1면





 ◆부실 파장=현대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에 인수대금 조정 신청서를 18일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실사 결과 추가 부실이 발견된 만큼 최대치인 인수대금의 3%를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가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는 부실이 크게 나와도 3%까지만 깎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입찰금액이 5조1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3%인 1530억원이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현대건설 실사에서 드러난 숨은 빚이 8000억원으로, MOU 규정을 크게 상회하는 만큼 협상을 통해 모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 지분이 35% 정도인 점을 감안해 이에 상응하는 비율(약 3000억원)만큼은 깎아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난색을 표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단 관계자는 “양측의 적정가격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 있어 MOU 규정에 가격 조정 범위를 3%까지로 못 박은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규정상 이를 초과해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만일 MOU 범위를 넘는 요구를 해올 경우 계약은 깨질 수밖에 없다”며 “입찰 보증금 2550억원도 몰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강하게 나오는 것은 MOU 규정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본계약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며 한발 물러선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 속사정=MOU 규정을 초과하는 수천억원대의 숨은 빚이 드러났는데도 현대차가 계약을 강행하는 것은 그룹 내부 사정과 무관치 않다. 현대건설 인수전은 기획·대관·홍보·법무·인사 등을 지휘하는 기획총괄본부가 진행했다. 삼일회계법인과 골드먼삭스를 인수 파트너로 정한 것도 기획총괄본부다.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중핵인 재경본부는 사실상 뒷전이었다. 결과는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기획총괄본부는 현대그룹의 자금조달 문제를 터뜨리고 주거래 은행인 외환은행을 압박하면서 올해 1월 초 승리를 따냈다. 현대그룹이 제기한 소송전에서도 잇따라 승리를 거두면서 기획총괄본부가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달 18일부터 진행된 현대건설 실사는 재경본부의 차지였다. 현대건설은 2001년 5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10년 정도 주인이 없는 회사였다. 실사단 관계자는 “처음 실사에 나서면서 (고위층으로부터) ‘(현대건설이) 10년이나 주인이 없었으니 숨겨놓은 부실이 상당할 것이다. 샅샅이 조사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동욱(전무) 현대차 재경실장은 수십 명의 회계사 등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동원해 회계장부를 철저히 훑었고, 결국 8000억원대의 우발채무와 부실채권을 찾아냈다. 재경본부는 인수 이후 뒤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실사에서 나온 부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망=일단 현대차그룹과 채권단은 일정대로 가격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대금 조정 신청서를 낸 지 5영업일인 25일까지 현대차그룹은 채권단과 최종 인수대금에 합의해야 한다. 그러나 그룹 측이 추가 가격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협상이 지연될 경우 3영업일을 더 쓸 수 있어 최종 합의는 이달을 넘길 수 있다.



권희진·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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