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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읽는다] 권력투쟁의 도구로까지 진화한 중국의 인터넷


『中國ネット最前線-「情報統制」と「民主化」』(중국 인터넷 최전선-‘정보통제’와 ’민주화’)
편저자: 渡邊浩平(와타나베 코헤이, 北海道大學敎授·東アジアメディア硏究センタ-長, 홋카이도대학 교수·동아시아미디어연구센터장)
발행일: 2011.1.5.
蒼蒼社, 268p, 1995円

지난 2010년 9월7일 센가쿠 제도(중국명 댜오위타오)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했다. 이후 4억6000만 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중국 인터넷 세계에서는 민족주의적인 풀뿌리 언론 활동이 넘쳐났다. 더욱 의미심장한 움직임은 10월 16일 5중전회(중국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개최기간 중 쓰촨(四川)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발생한 반일 데모다. 이날 데모의 배후에는 인터넷 여론을 유도하는 모종의 정치세력이 있었다. 민족주의적인 인터넷 언론은 대일융화노선을 밟는 중앙 간부들을 비판하기 쉽다. 결국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입지를 흔들고 속박한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이 중국을 과격한 내셔널리즘에 얽매이는 ‘프로파겐더의 포로’로 만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여론의 근저에는 권력이 낭패를 당하는 것을 즐기는 서민들의 감정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동아시아 미디어 연구센터는 지난 2010년 1월 ‘인터넷이 바꾸는 중국, 인터넷이 바꾸는 중일관계’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 모인 중국의 학자와 실무자 6명과 일본 학자들은 인터넷이 ‘새로운 중국’을 만들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 심포지엄에 참석한 학자들이 다시 모여 중국 인터넷의 현황과 함의를 분석한 저서 『中國ネット最前線-「情報統制」と「民主化」 (중국인터넷 최전선-‘정보통제’와 ’민주화’)』이 지난달 일본에서 출판됐다.

최근 튀니지 자스민 혁명과 이집트 무바라크 퇴진 등으로 어느 때보다 중국의 민주화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번 아프리카·중동 민주화 혁명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시점에서 중국의 인터넷의 현황과 함의, 전망을 체계적으로 심도 깊게 분석한 이 책은 의미가 크다.

본 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기존 미디어와 인터넷과의 관계, 인터넷 여론을 다룬 논저들을 모은 ‘사회를 바꾸는 인터넷’이다. 2부는 외국에서 중국의 인터넷에 접근하는 방법과 중국의 인터넷 이용 가이드 격인 ‘중국 인터넷에 엑세스 하는 법’이다. 3부는 중국인터넷 산업 개황 및 감시 시스템을 다룬 ‘중국 인터넷 관련 데이터’다.

2007년 화남 호랑이 사진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 충칭시의 최강 알박기 사진 등은 사소한 사건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중국 전역을 뒤흔드는 사회적 빅 이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009년에 가라오케 점원이 지방 간부를 살해한 덩위차오(鄧玉嬌)사건은 네티즌 여론이 법원의 판결을 좌지우지하는 데에 이르렀음을 확인시켰다. 특히 센가쿠 제도 충동 사고는 국가 외교정책마저 넷심(Net心)을 타르고 있음을 일깨워줬다.

한편 중국 정부는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기기 쉬운 ‘인터넷 통제’에 지금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쿠시마 카오리(福島香織)의 글 ‘중국의 인터넷 통제와 빠져나가는 방법’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첫째, 기술적 측면이다. 인터넷 만리장성이라고 불리는 황금방패 프로젝트는 1998년 시작됐다. 시스코 등 미국 유수의 IT기업이 참여했다. 지난 1월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이 발표한 ‘중국인터넷 백서’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사이트 숫자는 2009년12월 323만개에서 2010년12월 191만개로 1년 사이에 132만개가 줄었다. 백서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지만 완비된 황금방패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둘째, 인적 감시다. 2007년 국경없는 기자단은 중국 공안당국의 사이버 경찰은 10수만 규모라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인터넷 여론을 유도하는 28만 여명의 온라인 댓글 부대가 활동 중이라는 자료가 나왔다. 인해전술식 감시망이 기술적 감시의 구멍을 메우고 있는 셈이다.
셋째, 심리적인 양동작전이다. 2007년부터 중국 주요 토론방에 접속하면 징징, 차차라고 불리는 사이버 경찰 캐릭터 아이콘이 등장한다. 심리적으로 네티즌에게 반정부 게시물을 쓰지 못하게 압박하는 장치다.

제3부에 실린 홋카이도대 동아시아미디어연구센터가 집필한 ‘중국 인터넷은 어떻게 감시받는가’라는 글은 인터넷 관리 감독 기구를 해부해 놓고 있다. 먼저 공산당과 국무원이 수집하는 주요 여론 내용이다.(표1)





다음은 여론 보고 시스템이다. 이데올로기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주로 매스미디어를 관리해왔으나 최근 인터넷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업무가 됐다. 외국의 언론 매체에 대응하고 해외의 홍보를 담당하는 국무원 신문판공실 역시 인터넷 관리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신문판공실이 주도적으로 인터넷 관리를 담당하다가 당중앙선전부와 함께 이중 감시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이 두 부분은 전국을 관리영역으로 두고 각 레벨의 당위원회에 ‘여론직보점(輿論直報點)’이라고 불리는 직접 여론 동향을 조사 보고하는 기구를 설치했다. 특히 당중앙선전부는 각 조직의 여론직보점을 지도하며 정보를 보고받고 있다. 매년 중앙선전부는 각 여론직보점의 일을 평가해 전국회의를 통하여 표창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 당위원회선전부는 2001년 중앙선전부여론직보점에 선정된 이래 9년간 중앙선전부 ‘여론정보공작선진단위’로 표창받았다. 09년 한 해 동안 중앙선전부에 총 3546편의 여론정보를 보고했다. 그 중 9편이 당중앙, 중앙선전부 지도자의 주목을 받아 중앙선전부 기관지 ‘여정적보(輿情摘報)‘에 게재됐다.

상하이에서 인터넷관련 사업을 하는 미야타 쇼시(宮田將士)의 논문 ‘일본기업은 인터넷 여론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는 중국 사업에서의 인터넷 대처법에 대한 시사점을 밝혀놓고 있다. 또한 본 서의 필진에는 일본 교도통신사의 중국어 사이트를 만든 책임자와 중국 남방일보그룹의 기자로 유명 블로거 등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어로 된 중국 인터넷 관련 전문서는 찾기 힘들다. 중국에 ‘관여’하려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출판된 중국 인터넷 관련 전문서가 적지 않다. 이제는 한국적인 시각으로 된 심도 깊은 중국 인터넷 연구서가 나올 때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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