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이지은 기자의 A/S] 남양주시 ‘의문의 폭음’ 찾았다(2탄)









“드디어 찾았습니다. 가스보일러였습니다.”



20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환경보호과 엄태호 주무관이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남양주 의문의 폭음’ 사건의 담당자다.

올해 1월 중순 남양주시 화도읍 인근에서 하루에 2~3차례씩 ‘쾅’하는 폭음이 들린다는 주민 제보가 빗발쳤다. 이들은 땅굴설을 제기하며 군 당국에 신고했지만 조사 결과 땅굴 징후는 없었다. 하지만 원인은 쉽사리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공중파 방송이 땅굴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면서 '의문의 폭음'은 '불안과 공포의 폭음'으로 변질돼 갔다. 인근에 폭음을 낼 만한 설비를 갖춘 공장이 없었고, 암반 발파를 하는 공사 현장도 없었다.



남양주시와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는 지난주 초부터 이 소리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계속 진원지를 좁혀가다 낡은 빌라 1층에 있는 13년된 가스보일러가 문제였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보일러를 바꿨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정체를 찾았다. 남양주시 화도읍 A빌라 4층에 설치된 가스보일러의 압력성 폭발음이었다. 엄 주무관은 "이제야 주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이라며 짐을 내려놓은 듯 했다.



◇1차 결론 오진→주민 불안→진원지 확인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측은 녹음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A빌라를 폭음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보일러에서 난 소리가 바로 옆 단독주택의 주차장을 공명통 삼아 크게 증폭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소 측은 1층 한 세대에 설치된 13년 된 낡은 보일러를 의심했다. 가스가 불완전 연소돼 순간적으로 ‘쾅’ 하는 소리가 났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19일 오전 이 세대의 주인은 곧바로 설비업체를 불러 보일러를 바꿨다.



그런데 이날 밤 또다시 폭음이 발생했다. 연구소 측은 급히 A빌라를 다시 찾았다. 1~5층에 각각 소음측정기기를 설치하고 폭음이 나길 기다렸다. ‘쾅’. 각 기기를 수거해 음파를 분석한 결과 범인은 바로 4층 한 세대에 설치된 3년 된 가스보일러였다. 110데시벨(dB). 30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귀마개 없이 권총 소리를 듣는 정도의 크기였다.



최종 확인을 위해 4층의 가스보일러만 가동시켜봤다. 문제의 폭음이 들렸다. 연구소 측은 “1층 보일러에서도 크지는 않지만 소리가 났다. 빌라의 위치 구조상 공명이 커 실제 소리보다 크게 들렸던 것”이라며 “노후화된 보일러를 교체하고 4층의 폭음도 잡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3년 밖에 안된 가스보일러가 왜 폭음을?



연구소 측이 폭음 원인으로 지목한 4층 가스보일러의 집 주인은 정작 자신의 집에서 나는 폭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보일러실이 집 밖에 있고, 가스배출구 역시 집안과는 반대 방행으로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소리의 에너지가 외부로 빠져나가 안에서는 감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현장을 살펴본 보일러 시공업체 엄문철 사장은 “연소 가스의 통로인 연도(煙道)가 제대로 공기를 흡입해서 배출하려면 일정한 확산 공간이 확보돼야 하는데 시공자가 설치 메뉴얼에 맞게 설치하지 않아 점화 시 이같은 폭발성 점화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문제의 보일러를 설치한 시공업체는 곧 연도 공간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