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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서울시 계획 축소에 주민들 반발





시장 선거 뒤 사라진 합정 초고층 개발



위쪽은 2009년 1월 합정·상수 일대(36만8624㎡)에 평균 30층, 최고 50층짜리 아파트를 짓는다는 구상안. 아래쪽은 2011년 1월 발표한 새로운 계획안. 역세권만 20~30층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한 개발지역 중 55.6%인 20만5212㎡는 개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시장이 직접 나와서 해명하라고 하세요. 못산다고 깔보는 겁니까.” 지난 18일 오후 마포구 합정동 일대 개발계획을 소개하는 주민설명회가 열린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엔 지역 주민 10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서울시 담당자들이 설명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주민들은 고성을 쏟아냈다.



주민 설명회에서 일부 주민은 무대로 뛰어올라 ‘원안 사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쳤다. 객석의 주민들도 종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주민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다면 설명회를 취소하겠습니다. 그러길 바라십니까.” 서울시 권창주 건축기획과장이 물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격한 반응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이따위 설명회 들어서 뭐해.”



 설명회는 그렇게 30분 만에 끝났다. 예고된 파국이었다. 주민들은 처음부터 “오 시장이 참석하지 않는 주민설명회는 필요 없다”(유대석 주민대책위 위원장)는 입장이었다.



주민 반발은 오 시장과 서울시의 말 바꾸기에서 비롯됐다. 오 시장은 2009년 1월 “사유화된 한강변의 공공성을 회복하겠다”며 합정·여의도·이촌·압구정·성수 등 5개 지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서울시가 발표한 ‘토지이용 구상안’엔 합정·상수 일대(36만8624㎡)에 평균 30층, 최고 50층짜리 아파트를 짓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땅값도 올랐다. 그해 말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졌고,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합정전략정비구역 개발계획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대형 현수막 등을 들고 ‘원안사수’를 외치고 있다. [양원보 기자]



 그러나 2년이 지난 1월 26일 서울시는 합정전략정비구역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발지역 중 55.6%인 20만5212㎡를 개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상수역·합정역 등 역세권 위주로만 20~30층건물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발표가 미뤄진 압구정을 뺀 4개 지역 중 원안보다 개발 규모가 축소된 것은 합정이 유일했다.



 서울시는 2009년 발표한 계획은 단순한 기본구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권창주 과장은 “구체안을 만들기 위해 법적 요건을 따져보니 합정동 일대는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주변 절두산 성지, 양화진 묘지공원 등 역사적 장소가 있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구상안을 내놓을 때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합정동에 사는 권오경(65)씨는 “절두산 성지와 묘지는 2년 전에도 있었는데 서울시의 설명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김수희(43)씨는 “선거 전에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웠다가 이제 와서 계획을 변경하는 건 주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처음에 무리한 발표를 하자 투기꾼들도 끼어들었다. 2008년 3.3㎡당 2000만원 수준이던 이 지역 땅값은 서울시의 구상안 발표 뒤 5000만~5500만원 선까지 뛰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땅값이 크게 떨어졌다. 지역 주민 문모씨는 “2009년 이후 이곳에 들어온 외지인이 600여 명인데 이 중 상당수가 투기세력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해 소지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애써 담담한 표정이다. 권 과장은 “순수하게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침묵하는 토박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계획안도 수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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