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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자력연구원 방사선 유출 … 주민·연구진 한때 긴급 대피





냉각수 속 회전통 자물쇠 풀려
방사선 기준치 수백 배 검출
연구원 “건물 밖 유출은 없어”
8시간 만에 복구 … 경보 해제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 원자로 전경. 가운데가 원자로.





20일 오후 2시35분 대전시 유성구 추목동 한국원자력연구원 주변. 연구원 직원들이 자동차를 타고 나와 긴급 가두방송을 시작했다. ‘방사선 백색 경보가 발령됐으니 원자력연구원에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가두방송을 들은 주민들은 허겁지겁 자동차에 오르거나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가능하면 원자력연구원과 멀리 떨어지기 위해서였다.



 방사선 백색 경보는 원자로 사고를 알리는 비상 경보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누출된 방사선이 원자로 건물 내부에만 영향을 미칠 때 발령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낮은 수준의 경보였음에도 원자력연구원과 대전지역 주민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시민 김연철(56·유성구 추목동)씨는 “원자력연구원이 인접해 있어 항상 불안했는데 실제 방사선이 누출됐다는 방송을 들으니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오후 1시8분 발생해 밤 9시5분 수습됐다. 원자로 아랫부분 냉각수 속에 있어야 할 통 하나가 물 위로 떠오른 것이 원인이었다. 원자로에 넣어 중성자를 쪼인 실리콘 덩어리를 꺼내는 과정에서 실리콘이 담긴 통을 받치고 있던 지름 30㎝, 높이 20㎝의 회전통이 냉각수 위로 함께 떠오른 것이다. 이 통은 중성자가 실리콘 덩어리에 고루 쪼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오랫동안 중성자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나면 방사선을 강하게 내뿜는다.



 이날 원자로 주변에선 한때 기준치(시간당 250마이크로그레이, 흉부 X선을 한 번 찍을 때 받는 방사선 양 정도)의 수백 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검출됐다. 인근에 있던 3명의 작업자들은 약 800 마이크로그레이의 방사선에 피폭됐다. 연간 피폭 허용량의 20분의 1 정도다.



 사고 발생 즉시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고 원자로도 정지되자 연구원 측은 즉각 연구진을 대피시켰다. 이어 대략 1시간24분 동안 어느 단계의 경보를 발령할지를 놓고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2시32분 백색경보가 발령됐다. 사고 발생부터 경보 발령에 이르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 것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 하재주 연구로이용개발본부장은 “사고 발생 5분여 만에 원인 파악과 초동 대처가 마무리된 상태여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청색이나 적색 경보 상황이라면 즉시 발령을 낸다”고 덧붙였다.



 경보가 발령된 후 연구원 측은 비상 출근한 직원 150여 명 을 동원해 사태 수습에 나섰고, 밤 9시5분 회전통을 다시 냉각수 아래로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백색경보도 해제됐다. 원자로 재가동은 원인 규명이 끝날 때까지 며칠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는 열출력 30㎿급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85~95년 자력으로 설계·건설·시운전을 거쳐 완성했다. 95년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재료 연구, 원자력 기술 개발 등에 이용돼 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대전=서형식 기자



◆연구용 원자로 사고 발령=백색·청색·적색 세 가지로 나뉜다. 백색 경보보다 한 단계 높은 청색은 방사선이 원자로 건물 외부의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지 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적색은 연구원을 벗어나 주변 민간 지역으로 방사선이 퍼질 때 발령하며 이때는 주민들도 대피해야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사고 일지



-2005년 5월: 인근 지역서 방사성 요오드(I-131) 검출



-2006년 10월: 원자로 부속시설서 화재



-2006년 11월: 연구원 등 2명, 방사선 피폭



-2007년 5월: 농축우라늄 0.2g 등 시료상자 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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