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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법 안되면 이슬람권서 한국 신뢰도 추락”

이슬람 채권(수쿠크) 관련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곳이 증권업계다. 증권업계는 3~4년 전부터 수쿠크 발행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순방 때는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와 대우증권 임기영 대표가 동행해 이슬람권 금융사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기도 했다. 해마다 15%씩 늘어나는 세계 최고·최강의 자본 ‘오일머니’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오일머니는 달러 위주의 우리 외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 우리 금융시장은 선진국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혼란을 겪은 바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슬람 자금을 끌어들여 이런 위험성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오일머니 해마다 15%씩 늘어나
외화조달 창구 다양화할 수 있어”

 이슬람 자금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2007년 말레이시아 버자야랜드버하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은행인 NCB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무하맛 다우드 바커 자문위원회 의장을 자문역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는 중동 유력 경제지인 ‘MEED’가 소개한 전 세계 샤리아 학자 순위 5위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유일하게 2008년부터 이슬람금융전담팀을 꾸리고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이 회사 이율희 해외사업추진실장은 “이슬람 금융은 미국 및 유럽 자금과 연계도가 낮아 외자조달 다각화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이슬람 금융시장 진출이 늦었다”며 “이번에도 개정 법안이 통과 안 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증권업계엔 비관론이 커졌다. D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사업 자체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미 증권업계는 과거 신한금융투자·유리자산운용 등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맞는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이슬람 지수’ 개발을 추진하다 관련법 통과가 무산되면서 계획을 접은 아픈 경험이 있다. 대우·우리투자·SK증권 등은 2007년부터 이슬람권 현지 투자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법 통과만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테러 자금과의 연계성을 걱정한다면, 중동에서 수입하는 석유는 괜찮은 것인지 정치권에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슬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뢰도 추락도 우려된다. H증권사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구체적인 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 이유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하기조차 부끄럽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쿠크 법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보다 몇 년 전”이라며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자금대출용이란 야권의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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