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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가던 세계 첫 악단, 믿음·존중으로 살려낸 그 … 지휘자 샤이





서울 무대 서는 지휘자 샤이
카라얀 지원에 과감한 선택
268년의 저력 다시 끌어내



이탈리아 태생의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오랜 전통을 믿고 변화를 주도해 제2의 황금기를 만들고 있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러시아 항공사 아이로플로트로 옮기는 것과 비슷한 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이렇게 빗댄 2005년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세계적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58)의 행보였다. 그는 16년간 이끌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를 떠났다. 대신 옛 동독의 라이프치히를 선택했다. 매끈한 서유럽식 오케스트라, 그 선두에 섰던 샤이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GO)는 라이프치히 상인들이 1743년 처음으로 대중을 위해 만든 교향악단이다. 현대적 개념의 첫 오케스트라다. 그전에 오케스트라는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LGO의 오랜 전통은 동독 정권 아래에서 빛을 잃어갔다. 샤이는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1981년 전용홀이 새로 생겼지만 그 전에는 레스토랑 바로 위층에 연습실이 있었다. 마룻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음식 냄새와 함께 연습했다”고 기억했다. 이후 6년. 샤이는 이 최고(最古) 오케스트라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다음 달 방한하는 샤이의 성공비결은 뭘까. LGO를 맡은 후 첫 내한이다.



◆믿음=샤이가 LGO를 처음 객원 지휘한 것은 86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89)이 다리를 놨다. 샤이가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R.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돈 후안’을 지휘하고 있을 때였다. 객석 출입문에 붙은 유리창으로 카라얀이 무대를 들여다봤는데 안내원이 그만 문을 열어줬고, 청중은 마에스트로에게 열광했다. 연주는 중단됐지만 카라얀의 후원이 시작됐다. 카라얀은 샤이보다 45세 연상. 샤이는 “카라얀은 내게 LGO의 연주를 여러 번 들려줬다. 내가 이 오케스트라를 맡길 원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5년 마침내 LGO로 이적해온다.



 샤이는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내가 라이프치히로 온 소식에 대중이 놀랐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오케스트라의 역사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가. 이들의 사운드는 역사가 아닌 그 어떤 것도 대신 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LGO의 전통에 대한 믿음이었다.



◆조화=샤이는 LGO를 맡은 첫 이탈리아인이다. ‘독일 오케스트라의 어머니’로 불리는 LGO는 콧대만큼 벽도 높았다. 샤이는 취임 연주에서 멘델스존의 곡을 선택, 독일인의 자존심을 존중해줬다. 멘델스존은 LGO의 5대 음악감독이었다. 1835~47년 오케스트라의 첫 황금기를 이룩했다.



 음악칼럼니스트 이영진씨는 “샤이는 과거를 수렴하며 미래를 바라보는 지휘자”라고 평했다. 샤이는 취임 연주에서 샤이는 멘델스존과 함께 볼프강 림(57)의 작품을 초연했다. 19세기와 21세기의 결합이다. 그는 야나체크·드보르자크 등의 동구권 음악과 스트라빈스키·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며 LGO의 다양화를 꾀했다. 드뷔시·라벨 등 프랑스 작품도 소화한다.



 샤이는 다음 달 7,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7일에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 8일에는 브루크너 8번을 연주한다. 특히 브루크너 8번은 90분짜리. 여느 교향곡의 두 배 길이다. 뚝심의 정면돌파, LGO의 제2 황금기를 상징하는 듯한 선택이다.



김호정 기자



◆리카르도 샤이=1953년 이탈리아 밀라노생.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졸업. 1982~89년 독일 방송교향악단, 1988~2005년 암스텔담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1999~2005년 밀라노 베르디 심포니 상임지휘자. 빈필·베를린필 등 객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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