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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은행의 우편물을 모두 뜯어봐야 하는 이유

사서함에서 편지 뭉치를 찾을 때면 으레 은행에서 날아온 고지서는 버리게 된다. 대부분의 금융거래는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있어 이중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날도 은행에서 보내온 편지들을 솎아내고 있는데, 그냥 버리자니 갑자기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 집에까지 고이 모셔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안에 수백 달러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거래은행의 계열 신용카드사에서 보낸 것이었다. 곰곰이 되짚어보니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서 들었던 설명이 기억났다. “앞으로 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씩 리베이트를 드릴 겁니다.” 1년이 지나 약속했던 환급금이 동봉되어 왔던 것이다.

김우진의 캐나다 통신

아하, 이게 교과서에서 말하는 고객유지 전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만원 쓰고 돌려받는 1000원은 별것 아니지만, 1년 동안 사용한 카드금액의 1%는 크게 느껴진다. 저절로 충성심이 생겨난다. 기존고객 유지(customer retention)는 신규고객 유치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우량고객이 어떤 이유로 다른 회사로 떠난다면 그 금융회사의 미래는 밝지 않다. 선진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e-메일로 환급내역을 설명하고 보유 통장에 이체할 수도 있지만, 굳이 편지를 활용하는 방식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은 생애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대출금리를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고, 공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한다. 생애 첫 대출자의 70% 이상이 자기 고객으로 남아 있으니 회사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캐나다 은행들은 금리가 오를 때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할 것을 권유한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 은행들도 똑같이 한다. 그런데 고정금리 수준이 훨씬 낮다. 알아서 낮춰줄 테니 금리 쇼핑하려고 괜한 시간낭비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단기 업적주의가 만연한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어림없는 소리다. 우리는 경쟁에 익숙해 있다. 경쟁회사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거나, 타사의 새로운 전략이 소비자에게 먹혀 들어가면 전전긍긍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안주할 때 망하는 거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쳐다보아야 할 대상은 경쟁사가 아니라 고객이다. 그래야 그 회사는 성공하고, 그 회사의 CEO는 자리 값을 제대로 하게 된다. 앞으로 캐나다 은행에서 날아오는 인쇄물은 죄다 뜯어볼 요량이다. 뭘 또 더 건네줄지 모르겠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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