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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상가·철학자에 가까워 시장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

“장하준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KERI) 송원근 금융재정연구실장의 말이다. 지난주 그는 동료 강성원 연구원과 함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견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52페이지에 이르는 그의 반박 보고서는 장하준 교수에 대한 우파 주류 경제학자들의 비판을 대변하고 있다.

우파 경제학자의 공격…송원근 한경연 금융재정연구실장


-분류한 항목만도 11개에 이르는 보고서다. 핵심은 무엇인가.
“요약하면 장 교수가 시장 범위는 아주 좁게, 정부의 범위는 아주 넓게 규정하고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많은 오류를 범했다고 본다.”

-무슨 의미인가.
“정부의 범위를 폭넓게 잡는 바람에 장 교수는 정부가 시장보다 효율적이라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특정인이나 집단이 어부지리 이익(비생산적인 지대)을 챙긴다. 열심히 혁신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이 손해 보게 된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기업들이 크지 않았나.
“과거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지정해 세금도 깎아주고 금융 혜택도 줬다. 하지만 10년마다 부실기업을 정리해야 했다. 정부 지원으로 먹고살던 기업들이 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부실화한 것이다. 지금의 기업들은 정부 지원 때문에 성장한 게 아니라 자체 경쟁력 덕분에 성장한 것이다.”

-정부가 외제차 수입을 억제해 한국 자동차업체가 이 정도 큰 것 아닐까.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외제차 수입을 억제한 덕분에 한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동차 회사들이 먹고살았다. 이제는 역사책에나 나오는 새나라 자동차 등이 그 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정부의 보호장벽 덕분이 아니라 세계시장의 경쟁원리에 적응한 덕분에 지금에 이르렀다.”

-장 교수뿐 아니라 대중은 정부가 어느 순간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라고 정부가 아무 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내 것’과 ‘네 것’ 구분이 분명해야 한다. 재산권을 엄밀히 보장해야 한다. 거래 자체가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돈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성장 등 거시경제가 꾸준히 움직이도록 하는 일도 정부 역할이다. 그런데 장 교수는 이런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한경연이 생각하는 장 교수의 또 다른 잘못은 무엇인가.
“선진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잘못 설명하고 있다. 19세기 미국이 관세를 높여 보호무역주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효과가 없었다. 당시 미국 경제가 성장한 것은 보호무역보다는 내수시장이 커지는 등의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장 교수가 역사적 사실을 자의적으로 끌어다 쓴 느낌이다.”

우파인 한경연 쪽 비판은 장 교수 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검증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장 교수가 구축한 논리의 성을 벽돌 하나 하나를 검증해 무너뜨리는 식이다. 치밀하지만, 너무 미시적이라는 인상도 있다.

-지엽말단적인 것을 꼬집는 건 아닌가.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서는 사실과 과학적인 논리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 교수는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오해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좌파 쪽도 비슷한 비판을 하더라.
“좌파든 우파든 사실 관계는 분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장 교수는 미국 자동차회사 GM이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경영 때문에 파산했다고 하는데, 노동조합의 고집과 의료보험 비용 등으로 경영자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구조였다.”

-대중은 그의 책에 열광한다.
“개인적으로 장 교수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무시하지 않는다. 또 그는 복잡한 사안을 명쾌하게 풀어나가는 솜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는 경제학자라기보다는 사회 사상가나 철학자에 가까워 보인다.”




송원근 실장은 1988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와 일리노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번 논쟁으로 대중이 바람직한 경제 논리를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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