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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 진보지만 수구적 자기 논리 현실에 덮어씌워”

“장하준 교수는 수구적 진보다.”
김기원 방송통신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장하준 교수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김 교수는 국내 좌파 진영의 대표 논객이다. 주주 자본주의 운동 차원에서 그는 참여연대 소액주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반면 민주노총을 비판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가 인터뷰 첫머리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내놓은 장 교수에 대한 이 같은 진단은 사뭇 생소했다.

좌파 경제학자의 공격…김기원 방통대 교수


-수구적 진보? ‘수구’와 ‘진보’라는 말이 어울릴 수 있을까.
“한국 사회 특수성을 반영하면 이데올로기 지형을 진보-보수와 개혁-수구로 나눠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압축 성장하면서 서구와는 다른 이데올로기 지형이 형성됐다. 서구에서는 진보 진영의 주장이 국내에서는 다른 세력의 목소리가 되곤 한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정부의 시장개입 여부나 복지문제, 노동 vs 자본 등을 기준으로 하면 진보-보수를 나눌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나 경제체제의 비합리적인 문제를 개혁해야 하는가 아닌가를 기준으론 개혁-수구를 구분한다. ‘개혁적 보수’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 가능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장 교수가 수구라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박정희 경제 모델을 인정한다. 서구 진보 진영 사람들이 곧잘 범하는 실수다. 내가 그들을 만나봐서 아는데 서구 진보 진영 사람들은 박정희 모델의 비합리적인 측면까지 인정하고 넘어가곤 했다.”

-장 교수가 서구 진보파와 같은 실수를 한 것일까.
“서구 비주류의 논리를 그대로 한국 사회에 적용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복지를 중시하면서도 박정희 모델을 지지하는 바람에 개혁 과제를 외면하고 있다.”

-최근 창작과비평 주간논평을 통해 “장 교수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 논거는.(※김 교수는 “장하준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1인당 소득 증가율이 1960~70년대에 연 평균 1.6%인 반면 신자유주의를 채택한 80년 이후 30년 동안 0.2%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73년 오일쇼크 때부터 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아프리카 빈곤이 세계은행 등이 요구한 신자유주의 개혁 탓이라고 말한다. 나는 아프리카의 빈곤이 신자유주의 때문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이전부터 벌어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게 심각한 오류인가.
“신자유주의자들이 밉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장 교수는 현실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고 자기 논리를 현실에 덮어씌우기 했다. 또 그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개혁을 비판하기 위해 박정희 모델을 끌어다 썼다. 시장만능주의가 싫다고 문제투성이인 옛 모델을 인정하는 꼴이다.”

-장 교수는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한국 사회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사회적 대타협론 같은 터무니 없는 처방이 나온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그는 국내 재벌 문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신자유주의식 주주자본주의를 비판하다니 국내 소액주주 운동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시민단체가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게 무슨 잘못인가. 이는 개혁을 반대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장 교수가 수구적이라는 얘기다.”

-대중이 장 교수 책을 환영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경제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그가 요즘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다 보니 본연의 모습인 연구에 집중하지 못한 듯하다. 차분하게 깊이 생각해보고 글을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김기원(58) 교수는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장하준 교수의 대학 과 선배다. 김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은 해방 직후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한 것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엔 참여연대를 통해 소액주주 운동을 활발하게 벌였다. 요즘엔 “북한 경제 문제를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 교수에게 적용했던 이데올로기 잣대를 기준으로 “나 자신은 개혁적 진보”라며 “과거 비합리적인 문제도 개혁하자는 좌파”라고 말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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