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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트윈 폴리오’ 왜 듣기 좋을까

원래는 셋이었다 하죠. 다시 관심을 모으는 ‘트윈 폴리오’ 얘깁니다.
오페라를 떠올렸습니다. 원래 멤버였다 군대 가느라 빠졌던 한 명이 베이스였기 때문입니다. 남성 목소리 중 가장 낮은 음, 묵직하고 어두운 소리의 베이스였죠. 오페라 속 남성 목소리의 세 종류, 테너·바리톤·베이스가 완성됐습니다. 대부분의 오페라에서 가장 밝은 조명은 테너에게 향합니다. 높고 가볍고 경쾌하죠.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젊은 소리입니다. ‘트윈 폴리오’ 윤형주가 떠오르죠.

김호정 기자의 클래식 상담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발사는 바리톤입니다. 이름은 피가로, “나는 거리의 만능 일꾼. 어떤 일이든 준비만 되면 한다. 숙녀·신사들을 위한 그 어떤 일이라도”라고 노래합니다. 좋게 말해 이발사지 흥신소나 다름없죠. 그 의뢰인은 누구냐, 뜨거운 짝사랑을 홀로 해결할 길 없는 테너입니다. 알마비바 백작이죠. 많이 배운 귀공자, 하지만 피 튀는 싸움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테너는 바리톤의 도움을 얻어 아름다운 여성의 사랑을 얻습니다.
베이스를 빼놓고 줄거리를 다 설명해 버렸네요. 이 오페라에서 베이스는 모두의 적입니다. 테너가 사랑하는 여성 로지나를 힘으로 붙잡고 있죠. 바르톨로 박사는 테너·바리톤의 젊음이 두려워하는 대상이자 무찔러야 할 옛 권력입니다. 물론 승리는 테너+바리톤의 복식조에 돌아가고, 베이스는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행복한 건 아마 사랑을 얻은 테너겠죠.
이 오페라는 1816년 처음 공연됐는데, 당시 제목은 ‘알마비바 백작’이었습니다. 테너를 앞세운 제목이었죠. 대부분의 오페라에서 청중은 테너에 감정이입을 합니다. 바리톤의 손에 죽는 테너(오페라 ‘가면 무도회’ ‘예브게니 오네긴’), 병든 애인을 잃어도 손쓸 길 없는 테너(‘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는 청중을 안타깝게 합니다. 또 테너가 시련 끝에 사랑을 얻으면(‘투란도트’ ‘마탄의 사수’) 청중도 함께 안도하죠.
반면 바리톤·베이스는 우리가 신경을 많이 써주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들입니다. 무뚝뚝하고 강합니다. 혹은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고요. 아버지·형, 또는 왕이나 신 등이 이들의 역할입니다.
성악가는 소리를 몸에 새겨넣는 사람들이죠. 만나보면 오페라 속 역할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테너는 고고하고, 바리톤은 소탈합니다. 베이스는 남성성을 날것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죠. 테너는 ‘남성 성악의 꽃’입니다. 많은 성악가가 테너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바리톤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팽팽한 소리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서, 혹은 그 젊은 테너 역할에 맞추기 힘들어서입니다. 올해 일흔을 맞은 플라시도 도밍고처럼 말입니다.
‘트윈 폴리오’에서 바리톤은 송창식입니다. 윤형주보다 소리가 두텁고 남성적입니다. 처절한 가난 속에 성장했다고 하죠. 그 구겨진 인생, 젊은이에게 대입하기엔 무거워 보였을 듯합니다. 팬레터를 조금 덜 받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나고 그 묵묵함은 보석이 됩니다. 오페라 속 바리톤들처럼 말입니다. ‘오페라에 인생이 있다’는 말, 그 뜻을 알 것 같습니다.

A 테너·바리톤 역할 분담의 힘이죠

※클래식 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김호정 기자의 e-메일과 트위터 @wisehj로 보내주세요.


김호정씨는 중앙일보 클래식ㆍ국악 담당 기자다. 서울대 기악과(피아노 전공)를 졸업하고 입사, 서울시청ㆍ경찰서 출입기자를 거쳐 문화부에서 음악을 맡았다. 읽으면 듣고 싶어지는 글을 쓰는 것이 꿈이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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