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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고 진학하는 세 자매, 퓨전국악그룹 ‘IS’ 언니들에게 길을 묻다





다양한 음악의 특성을 국악에 녹여내는 시도 많이 하기를







“해외에서 함께 퓨전국악 공연을 하는 것이 꿈이에요.” 올 3월 국악고에 나란히 입학하는 황정현(17·가야금)·수빈(15·가야금)·지민(15·대금)양 세 자매의 바람이다. 수빈양과 지민양은 쌍둥이다. 이들이 닮고 싶어하는 ‘IS(아이에스)’의 김진아(26·가야금)·선아(26·거문고)·민아(26·해금)씨가 지난 3일 정현 자매를 만나 경험과 조언을 전했다. IS는 이들 세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퓨전국악그룹이다.



정현: 전 일반 중학교를 다니다 국악기를 연주하는 동생들의 모습에 끌려 국립국악학교에 들어간 뒤 이번에 동생들과 나란히 국악고에 입학하게 됐어요. 동생들과 국악그룹을 만들어 활동하고 싶어요.



민아: 나도 원래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가 되려고 했는데 언니들의 로비(?)로 음악인의 길을 함께 걷게 됐어. 하지만 결국 내가 계기가 돼 국악을 하게 됐지. 언니들은 플루트와 클라리넷을 배웠고 난 해금을 배웠는데 내 해금 소리를 듣고 모두 국악으로 전향했어. 자매가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좋으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 서로의 성격과 습관을 잘 알기 때문에 단점도 적나라하게 지적해 때론 갈등을 빚기도 하거든.



선아: 그것도 복이라고 생각해. 아무리 싸워도 가족이기에 다른 그룹처럼 해체할 순 없거든. 최대 장점이지. 남남으로 구성된 그룹과 달리 우린 서로의 장·단점을 직설적으로 지적하니까 잘못도 금세 고쳐지고 서로의 눈빛만 보고도 공연 중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것 같아. 가족이라는 편안함 때문에 약속이나 생활규칙 등을 잘 안 지키는 점이 있는데 음악 앞에선 서로에게 냉정해야 돼.



수빈: 성격이 서로 다른데 고교 때 어떻게 생활했나요. 어려움은 없었어요.



선아: 선화예고를 다닐 때 셋이서 같이 음악을 듣고 새벽에 함께 실기연습을 했어. 경연대회에 나가면 서로 경쟁자가 되니까 내가 입상해도 언니·동생이 안되면 속상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했어.



민아: 친구나 주변사람들은 우리 셋을 하나로 보기 때문에 잘하면 세 배로 빛이 나지만 하나가 잘못하면 모두가 잘못한 것처럼 비쳐져 속상할 때도 많았어. 그러나 서로 가르쳐주고 경쟁하며 협력하니까 효과도 세 배가 됐어.



진아: 우리도 앞서 활동한 선배 국악그룹‘슬기둥’을 닮으려 노력했어. 기존 국악인들의 소리를 많이 듣고 따라 했지. 때론 지겹겠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때까진 많은 모방과 연습이 필요하지. 그러려면 마음가짐도 중요해.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면 많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민아: 학창시절엔 전통국악의 기초를 다져야 해. 특히 산조는 더 충실하게 익히고. 단 스스로가 즐겁게 할 수 있어야 인내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선아: 국악에만 매몰되지 말고 국내외 다양한 음악장르를 경험할 것을 권하고 싶어. 연주기법도 좋지만 체험도 중요하거든. 그러면서 ‘이 음악으로 무엇을 해봐야지’라며 훗날 실력과 창작의 바탕이 될 상상력과 경험을 쌓는 거야. 지금 다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도 연극·무용·영상·음악 등이 서로의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만들어보는 연구와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



지민: 해외공연도 많이 하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공연할 때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이에요.



진아: 해외공연은 우리의 전통을 알리러가는 것이 목적이야. 그래서 사명감이 필요해. 해외공연을 할 때마다 국악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깨닫곤 해.



민아: ‘온고이지신(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 정신도 필요한 것 같아. 외국 원주민의 민요와 가요를 국악기로 연주하고 노래하면 외국인들이 처음 접하는 우리 국악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좋아하거든. 정현 자매가 해외공연을 한다면 타악기 등 비트를 내거나 강한 음색을 내는 악기를 넣어 구색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할 것 같아. 대금을 불 수 있으니 소금과 단소로 영역도 넓혀보면 어떨까.



선아: 국내에선 평범한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도 외국에선 호응이 좋아.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한국의 전통을 보여줘야 해. 그러려면 세계 음악의 특성을 국악에 녹여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해.



정현: 대중과 호흡하려면 앞으로 국악의 발전방향을 어떻게 고민해야 할까요.



선아: 전통만 고집하면 대중에게 다가서기 어렵고 너무 변형하면 전통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균형이 필요해. 우리도 가급적 전자음을 배제하고 국악의 소리를 순수하게 담아내려고 노력을 많이 해. 관객이 공감하려면 시대에 맞는 음악을 고민해야 해. 10여년 뒤 음악계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길을 찾을 수 있을거야. 많은 사람이 신명나게 어울리는 것이 국악의 특징이라고 봐. 이를 위해 우리도 관객과 자주 만나는 무대를 만들려고 해.



진아: 정답이 없어. 우리도 매번 모험을 하는 느낌이라 조심스러워. 그래서 다른 그룹들은 어떤 음악을 하는지 항상 귀 기울이지.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이 길을 즐기는 거야. 내가 즐거워야 다른 사람에게도 즐겁게 전할 수 있거든.



민아: 난 기존 선율을 다른 멜로디로 바꿔보는 연습을 해. 요즘엔 개량악기와 음악장르가 다양해져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어. 생각의 폭을 넓혀줄 거야.



IS(Infinity of Sound)=세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퓨전국악그룹. 전자음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 악기 소리와 산조로 국악의 전통을 젊은 감성으로 재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국악경연대회, 난계국악경연대회 등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05년부터 러시아·베트남·일본·헝가리에서 초청공연과 콘서트로 국악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난해 말 국악과 아프리카 민속음악을 조화시킨 세번째 음반 ‘in Dreams Volum 2’를 내고, 전주세계소리축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사진설명] 세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퓨전국악그룹인 ‘IS’ 연주자들이 올해 국악고에 입학하는 세 자매에게 진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지민·김진아·황수빈·김민아·황정현·김선아.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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