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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가장 공포스러운 스파이 두목 … ‘미스터 고문’ 술레이만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과 ‘포스트 무바라크’ 협상 나선 술레이만 … 클린턴은 공개 지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숨 고르기를 하는 가운데 오마르 술레이만(Omar Suleiman·76·사진) 부통령이 향후 이집트 정국의 핵(核)으로 떠올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미국 국무장관은 “이집트 민주화 과정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 이행과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이집트 사태 발생 이후 개혁의 주체로 특정 인물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7차 국제안보회의에서 “이집트처럼 도전에 직면한 국가에서는 특별한 어젠다의 추진을 방해하는 세력들의 움직임이 있게 마련”이라며 “술레이만 부통령이 이끄는 이집트 정부가 밝힌 향후 개혁과정을 지지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이집트 내에서 반미·반서방 성향의 급진세력이 권력을 잡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며, 미국의 이집트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클린턴의 발언 이후 술레이만의 향후 역할과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안팎에서는 1993년 이후 이집트의 정보국장으로 무바라크의 철권통치를 돕다 지난주 부통령에 오른 술레이만이 이집트의 민주화 개혁과정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적지 않은 의구심이 나온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 잡지인 포린 폴리시는 “술레이만은 20년 가까이 중동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정보기관의 수장을 맡았다”며 그를 ‘중동의 가장 힘있는 스파이 두목(the Middle East’s most powerful spy chief)’으로 규정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왼쪽)이 국가정보국장 시절인 2009년 4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는 모습.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특히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 등 야권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 기간에 철저하게 대통령을 보좌하며 오른팔 역할을 해 왔던 술레이만이 미국의 지지를 업고 포스트(post) 무바라크 시대의 최고 권력자로 들어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편 현 이집트 상황은 79년 10·26 사태로 인한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권력의 공백기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정국을 주도하면서 결국 권력자로 급부상했다. 당시 한국 상황처럼 술레이만이 권력의 진공을 틈타 권력을 거머쥘 가능성도 작지 않다. 차기 대권 후보로 술레이만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그의 친미 성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차담 하우스(Chatham House)의 중동 전문가인 림 알라프는 “술레이만은 9·11 테러 이후 무슬림(이슬람 신자) 테러 용의자들을 비밀리에 조사하고 미 중앙정보국(CIA)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또 그의 별명이 ‘미스터 고문(Mr. torture)’일 만큼 독재정권하의 이집트에서 발생한 폭압정치와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술레이만은 반미 성향을 가진 급진 이슬람주의 정파들과 대립을 해 왔다”며 “이는 미국이 술레이만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게다가 술레이만이 지금껏 이스라엘과 중동 간 긴장 완화를 위해 했던 역할도 그의 대권 행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술레이만은 매년 몇 차례씩 비밀리에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해 술레이만을 무바라크를 대신할 수 있는 인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54년 군에 입문해 60~70년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인 술레이만은 군부의 폭넓은 지지도 받고 있다. 앞으로 킹 메이커의 역할을 맡을 군부의 지지를 얻는 것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절대적이다.



하지만 술레이만의 급부상에도 불구하고 향후 그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를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를 지낸 대니얼 쿠르처는 “술레이만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이집트 국민이 돌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를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까지 치닫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이 때문에 현재까지 술레이만이 몇 안 되는 옵션 중 가장 최선으로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집트 야권은 정권교체와 개헌 관련 협상을 주도할 위원회를 구성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야권은 5일 각계 인사 25명이 참여하는 ‘정권교체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에는 아므르 무사 아랍국가연맹(AL) 사무총장과 야당인 와프드당의 사이드 알바다위 총재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5일 술레이만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과 만난 최대 야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과 차기 대권 후보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Mohamed ElBaradei)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집트 정가에선 “야권의 권력 투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익재 기자



오마르 술레이만은



-1935년 이집트 키나 출생



-54년 군 입대, 이후 소련에서 군사훈련 이수, 카이로대에서 정치학 공부



-62년 예멘전쟁 참전



-67~73년 이스라엘과의 중동전쟁에 참전



-93년 정보국장



-95년 무바라크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방문 때 방탄차 사용을 권해 암살 모면



-2011년 부통령



◆SSI(State Security Intelligence)=이집트 국가정보국이다. 거의 무제한의 권력으로 국가안보와 정권보호 임무를 수행한다. 내무부 소속 기관이지만 자체적으로 테러분자와 반정부인사를 감시하고 정보 수집과 수사활동을 한다. 자체 검찰도 있어 기소 활동까지 독자적으로 한다.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고 반인권적 고문을 일삼아 국제인권단체 HRW(Human Rights Watch), 국제앰네스티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으로부터 중동 지역에서 체포한 테러용의자들을 넘겨받아 신문을 대행하는 역할도 해왔다. 때문에 법적으로 고문을 금지하는 미국을 대신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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