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시아준수가 눈물을 훔쳤다, 1500 관객 앞에서





[공연 리뷰] ‘천국의 눈물’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서 시아준수가 출연하는 17회분 2만6000여 석은 전회 매진된 상태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노래 중엔 ‘내 말이 들리나요’가 중독성이 강했다. [프리랜서 심주호]



시아준수(본명 김준수)의 눈가가 그렁그렁해졌다. 창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의 개막날인 지난 1일, 커튼 콜 때 주인공 ‘준’을 연기한 시아준수는 눈물을 훔쳤다. 국립극장 1500여 석엔 묘한 숙연함마저 감돌았다. 시아준수는 “개막 전날까지 대본을 고치고, 동선을 수정해서 나 역시 너무 긴장해 있었다. 마지막에 박수 소리를 들으니 만감이 교차했고, 맨 얼굴을 관객에게 보여드리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무대에선 계속 솔직해지고 싶다”고 전했다. 시아준수의 감격 어린 눈물과 함께, 올 뮤지컬계의 최고 기대작인 ‘천국의 눈물’이 스타트를 끊었다.



◆성장과 진통 사이=시아준수 팬들의 정성은 지극했다. 시아준수가 출연하는 날엔 ‘샤틀버스’라는 이름의 버스가 공연 2시간 전부터 20분 간격으로 공연장과 지하철역을 오가고 있다. 남산 중턱에 위치한 국립극장의 불편한 교통 여건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시아준수 팬클럽이 직접 운영 중이다. ‘천국의 눈물’ 본격 연습에 들어간 이후엔 당번을 정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도시락을 돌린 것도 시아준수 팬들이다.



 팸플릿·음반 등 공연 기념품 판매대에 길게 줄을 서는 것도 다른 공연에선 좀체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시아준수가 출연하는 날엔 하루 매출액만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시아준수가 공연 때 착용한 것과 비슷하게 만든 ‘군번 줄 목걸이’라고 한다.



 열렬한 지지 덕일까. 시아준수는 한층 성숙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뮤지컬 데뷔작 ‘모차르트!’에 비해 감정 몰입이 좋았고, 움직임엔 여유가 묻어났다. 여주인공 ‘린’과의 진한 키스신이 보여질 땐 객석에서도 탄성 소리가 배어 나왔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엔 흡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노랫말이 정확히 귀에 꽂히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웠다. ‘호랑이와 비둘기’ 등 그의 노래는 작품의 주요 모티브가 됐다. 단순히 가사가 들리고 안 들리는 차원이 아닌, 시아준수의 정확한 발음이 스토리 전달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가요 부를 때와는 다른, 뮤지컬적인 창법과 호흡이 과제였다.



◆바닥에 사연을 담다=세계적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의 가창력은 변함 없었다. 비중은 조연급에 불과했지만 강렬한 존재감이었다. 여주인공 ‘린’을 연기한 윤공주 역시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로 오랜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정작 ‘천국의 눈물’의 진짜 주인공은 무대 그 자체였다. 2006년 토니상을 수상했던 무대 디자이너 데이빗 갈로는 영상과 실물을 교묘히 배치시키며 ‘여운의 미학’을 선사했다. 한쪽 구석에 천 조각처럼 찢어진 무대는 주인공의 파편화된 기억을 연상시켰고, 자그마한 문 하나만으로 관계의 복원·단절을 상징화했다. 무엇보다 경사진 바닥면을 무대 매커니즘의 한 축으로 활용한 건 입체감을 선사했다. 2층 앞 좌석이 전체 무대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자리로 보였다.



음악과 연출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그러나 기본 골격인 드라마는 약했다. 특히 2막으로 접어들면서 밀도가 떨어지며 갈지자를 걸었다. 미국은 선망의 대상이고, 공산화된 베트남은 악의 무리라는 식의, 냉전 논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 방식은 오히려 뮤지컬 ‘미스 사이공’보다 퇴행한 듯 보였다.



글=최민우 기자

사진=프리랜서 심주호



▶뮤지컬 ‘천국의 눈물’=1960년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베트남 여인 린과 한국 병사 준, 미군 장교 그레이슨 대령간의 치명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3월 19일까지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화·목·금 오후 8시, 수·토 오후 3시·8시, 일 오후 2시·7시. 1층 13만원, 2층 8만원, 3층 3만원. 02-501-7888.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