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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암 투병 중 기아차 판매왕 된 오경렬씨 ‘판매 노하우’를 말하다

① 판매에 왕도는 없다. 고객에게 믿음을 줘라.



“새벽 5시에 차 팔러 갔더니 고객이 감동하더라”

② 작은 차이가 실적을 만든다. 사소한 선물이라도 챙기고 세심하게 마음을 써라.



③ 영업의 비법은 책 속에 있다. 늘 손에서 책을 놓지 말아라.











근육암을 앓고 있는 오경렬 기아차 서대문지점 영업부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한 고객의 문상을 갔다가넘어져 다친 허벅지뼈가 덧나서다. [안성식 기자]



지난해 기아차 판매왕 3걸에 오른 오경렬(47·사진) 서대문지점 영업부장의 3원칙은 간단하다. 3200여 명의 영업사원 가운데 3등이라는 놀라운 순위, 그것도 암과의 투병 끝에 나온 기록이다. 판매대수는 265대. 연간 평균 판매대수가 55대인 것에 비하면 다섯 배나 많다. 월급 외에 매달 400만원가량을 인센티브로 받았다. 대단한 기록이기에 무언가 특별한 노하우를 기대했지만 대답은 평범했다.



 “말은 잘 못해도 (고객에게) 저 사람은 믿을 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해요.”



 매년 판매왕 10위 안에 들었던 오 부장은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1995년 경기 포천시에 있는 중소기업 사장이 지인의 소개로 ‘차를 사고 싶다’고 전화를 했다. 당시 인기가 좋았던 ‘봉고3’에 대해 묻던 사장은 그에게 브로슈어를 들고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일찍 오면 좋겠다”며 사장이 농담 조로 던진 시간이 오전 5시였다.



오 부장은 혹시나 늦을까 봐 잠을 설치며 오전 3시에 출발했다. 제 시간에 맞춰 갔더니 진짜 사장이 나와 있었다. 사장은 “설마 하면서 얘기한 건데 약속을 지켰으니 차를 사기로 한 약속도 지키겠다”며 업무용과 개인용 차량을 모두 구매했다.



 오 부장은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나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소한 것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를 병상에서 배웠다고 한다. 97년 허벅지에 근육암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고 1년간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뿐이었다. 그는 읽었던 책 중 고은 시인의 『만인보』를 가장 좋아한다. 시인이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만난 사람들을 읊은 일종의 ‘인물사전’ 격인 이 시집은 판매하면서 만나게 되는 고객과의 인연의 중요성을 되새김질하기에 충분했다.











 17년 영업맨의 경험으로 깨우친 것은 “고객들은 차가 얼마나 좋은지보다 믿고 살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이 많아서”란다. 각종 차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차가 얼마나 좋은지 열심히 설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영업사원이 이익을 보려고 속이지 않을까,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이미 팔았다고 외면하지 않을까’ 같은 걱정을 해소해 줘야 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차를 산다. 그는 ‘사람은 큰 바위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는 글귀를 인용했다.



또 광고 카피처럼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런 작은 차이의 대표적인 게 연하장 쓰기다. 최소 1주일은 야근을 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고객과 만났던 장소나 직업, 취미는 물론이고 고객의 자식 이름, 심지어 애완동물 이름까지 알고 있는 정보를 총동원한다.



 그의 별명은 ‘고객불만 제로’다. 워낙 세심하다 보니 그런 별명이 붙었다. 할부금융사들은 자사 상품을 팔아달라고 높은 수수료로 영업사원을 유혹하고, 중고차 업체는 고객의 차를 싸게 사려고 로비를 한다. 영업사원들이 고객들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남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몇 푼에 ‘재미 붙이면’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리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 결과 지난해 그가 판매한 차량의 70%는 고객들이 소개한 또 다른 고객이 사줬다. 그는 “나를 믿고 다른 고객을 소개해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면 사소한 이익에 눈을 돌리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글=권희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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