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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변’ 박수받은 34세 나승철, 서울변호사회 회장 26표 차 낙선




나승철 변호사가 31일 서울변호사회 선거에서 당선자 발표를 듣고 박수 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3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개표 현장. 참석자들의 눈길은 일제히 각 후보가 얻은 표를 집계하는 지폐계수기로 쏠렸다. ‘드륵 드르륵…’. 중간에 득표 현황이 알려지면서 낙선을 예감한 후보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사전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린 34세의 나승철(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와 오욱환(51·14기) 변호사였다. 결과는 오 변호사가 1078표, 나 변호사 1052표. 26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나 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 레이스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2009년 개업한 그가 ‘최연소 회장’까지 넘볼 것이라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젊은 개업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출마표를 던진 나 변호사는 지난달 21일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시변)’ 여론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른바 ‘청변(청년 변호사)’의 취업난·영업난이 변호사 시장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개업 3년차인 그가 청변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 서울변회 소속 회원 중 80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수원 30기(2000년 수료) 이하의 변호사들이다. 나 변호사는 그간 로스쿨 졸업자의 변호사시험 합격률 하향 조정과 사법시험 제도 존치 등을 주장하면서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러닝메이트인 두 명의 부회장 후보 중 한 명으로 29세의 손정혜(37기) 변호사를 내세우는 등 파격적 선거운동을 펼쳐왔다.





 나 변호사를 포함한 7명의 후보들은 너나없이 ‘청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관공서·기업에 대한 변호사 고용 의무를 법제화하는 등의 직역 확대 ▶기업 소속 변호사의 권익 증진 ▶여성 변호사의 출산·육아 지원 등이 제시됐다. 한 변호사는 “내년 2월부터 로스쿨에서 배출되는 2000명이 사법연수원 출신과 함께 시장으로 진입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과 서초동 법조타운에서는 ‘월급 300만원짜리 변호사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개표 후 나 변호사는 “결과는 아쉽지만 선배 변호사들에게 후배들의 어려움을 알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변회 활동에 적극 동참해 나름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기를 마친 김현 전 서울변회 회장은 “나 변호사의 선전으로 청년변호사들이 절박한 환경에 놓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임 회장인 오 변호사는 “당장 내일부터 청변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계획 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 변호사는 1988년 개업 후 대한변협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신영무 대한변협회장 당선 확실시=서울변회의 대한변협 회장 추천후보로는 법무법인 세종 대표를 지낸 신영무(67) 변호사가 선출됐다. 줄곧 개업 변호사로 활동해온 하창우(56·15기) 변호사가 “대형 로펌 출신인 신 변호사에 비해 업계 상황을 더 잘 알 것”이라는 기대를 등에 업고 당선이 예상됐지만 167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지방변호사회 대의원의 간접 선거로 치러지는 대한변협 회장 투표는 서울변회 대의원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신 변호사의 회장 당선이 확실시된다.

글=최선욱·홍혜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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