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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대화에 목 매는 북한, 속도 조절하는 남한




‘비날론’ 공장 찾은 김정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 2·8비날론연합기업소에서 화학섬유인 비날론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통신은 31일 이 사진을 전송했으나 방문 날짜는 공개 않았다. 1961년 5월 세워진 2·8비날론은 경제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16년 만인 지난해 5월 재가동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남북 군사고위급 회담을 놓고 ‘하루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재촉하는 북한과, 느긋하게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기류가 대조적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31일 “북한이 이틀 전 우리 측이 2월 11일 열자고 한 실무회담 날짜를 2월 1일로 앞당기자는 전통문을 보내왔다”며 “우리는 우리의 제안대로 하자는 답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29일 보낸 전통문을 이틀 동안 묵히고 있다가 북한이 수정 제의한 날짜 하루 전날 북측에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명분축적용 위장 평화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재촉하고, 남측은 애써 외면하는 심리전은 지난달 20일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이 남북 군사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의한 뒤부터 계속됐다. 북한 은 “ 시기는 2월 상순에, 장소는 쌍방이 합의하는 편리한 곳으로, 예비회담은 1월 말 하자”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달 26일 “군사실무회담을 11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자”고 했다. 북한의 일정보다 열흘 뒤로 날짜를 잡았다. 여기에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 비핵화 진정성 확인 문제를 의제로 적시했다.

 북한이 제시하는 일정대로 이뤄져온 남북 대화사(史)에서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가 밝힌 의제는 분명한데, 일주일 빨리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엔 “현재까지 북한의 대화 진정성은 없고, 의도도 분명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부가 속도 조절 모드를 지속하고 있는 데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진행되고 있는 큰 틀의 국면과 맞춰나가겠다는 뜻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일과 미·중이 성과 있는 남북대화를 거쳐 북 미 대화, 6자회담으로 진행되는 순환 구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나름의 스케줄을 갖고 국면 전환의 기초인 남북대화 제대로 다지기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내부 상황에 대한 평가도 한몫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도 남북 대화를 거쳐야만 북·미 대화와 6자회담으로 갈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며 “식량난 등 내부 상황이 주는 압력에 북한도 고민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쌀값은 ㎏당 2000원(북한 화폐)으로 화폐개혁 이전과 같은 가격이지만 화폐개혁 당시 교환 비율(1대 100)을 감안하면 쌀값은 100배가 뛴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식량지원을 대놓고 요청할 정도로 절박하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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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