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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타고 2100㎞ 고향 간다

29일 오후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선전역 앞 광장. 산시(陝西)성 출신으로 선전의 지하철 공사장에서 잡역부로 일하는 천멍잔(陳孟展·진맹전)씨는 이번 춘제(春節·설) 귀성 표를 구하려고 사흘째 노숙 중이다. 국방색 솜옷 안으로 여러 겹 털옷을 껴입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표를 구하고 있지만 자포자기 심정이라고 한다. 천은 “액면가의 열 배씩 부르는 암표를 살 수도 없고 고향 식구들이 기다리는데 입석표도 구경하지 못했다”며 발을 굴렀다.

 연인원 30억 인구가 대이동한다는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제. 전국적인 ‘귀성 전쟁’ 속에서 열차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 없다. 값싼 표를 구하려고 비슷한 처지의 농민공(외지에서 일하는 농촌 출신 인력)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귀성 열차표를 구하기 힘든 농민공들은 일찌감치 오토바이 귀성 방법을 택하고 있다. 비용도 싸고 표 구하느라 밤을 새울 필요도, 교통 체증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고 오토바이 매매 사이트에는 춘제를 앞두고 오토바이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광둥성 둥관(東莞)·주하이(珠海)의 오토바이 매장은 이달 중순부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토바이 귀향은 주로 고향이 500~1000㎞ 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남경신보(南京晨報)는 30일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쓰촨(四川)성 더양(德陽)까지 2100㎞ 여정을 4일 밤낮으로 이동한 20대 청년 사례를 전하며 “올해 오토바이 귀성이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파의 영향을 덜 받아 도로 사정이 괜찮은 중국 남방지역에선 오토바이 귀성이 다반사가 됐다. 광둥성 교통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만 대가 움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둥성에서 내륙 구이저우(貴州)성과 광시(廣西)자치구로 들어가는 길목인 자오칭(肇慶)시는 요즘 321번 국도를 따라 귀향하는 오토바이족이 매일 1000대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공안 당국은 도로를 따라 수백 명의 교통경찰을 배치해 오토바이 대열이 안전하게 성 경계를 빠져나가도록 인도하고 있다.

선전=정용환 특파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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