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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빈곤층 18만 명 적발 … 국민세금 매년 3288억 날려

“20년간 조사 한 번 안 했어요. 너무 허술했죠.”

 광주광역시 동부경찰서 정희석 경사는 이렇게 혀를 찼다. 그가 지목한 곳은 광주지방보훈청. 정 경사는 24년간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속여 1억6000만원의 보훈급여금을 탄 문모(60)씨를 입건했다. 문씨는 숙모를 어머니로 속여 주민증을 재발급받았고 매달 1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챙겼다. 문씨는 해산물 대리점을 운영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광주광역시의 보훈급여 대상자는 1만2000명(2010년 말)이지만 담당 직원은 1명이다. 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광주보훈청 관계자는 “보훈 대상자가 계속 늘어 가짜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복지 예산이 새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복지 예산이 크게 증가했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돼 꼭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되지 않는 것이다. 보육수당 등 저소득층용 각종 지원금을 가짜로 타먹은 사람만 17만9663명이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12월, 2010년 8월 두 차례 사회복지통합전산망(사통망)을 활용해 복지 대상자 를 확인한 결과다(원희목 한나라당 의원 자료). 이들 ‘가짜 빈곤층’에 들어가는 돈만 연간 3288억원이다.  

올해 복지예산은 86조원으로 국가 예산의 28%를 차지한다. 2004년(44조원)의 약 두 배가 됐다. 2006~2011년 5년간 30조원(54%) 늘었고 대상자는 2.6배가 됐다. 그 사이 복지 담당자는 4.4%밖에 늘지 않았다. 제주시 한경면사무소 김성훈 사회복지사는 혼자 3404가구를 담당한다. 그는 “찾아오는 민원 처리도 버거운데 현장 방문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 도입했거나 대상자가 급증한 복지 분야의 예산 누수가 많다. 대표적인 게 영·유아 복지다. 사통망 점검에서 5만4491명, 1133억원의 예산 누수가 확인됐다. 경기도 남양주시 김모(33)씨는 버는 돈은 없고 금융재산과 임차보증금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이 얼마 안 돼 차상위 계층으로 인정받았다. 이 덕분에 2009년 8월부터 딸(3)의 양육수당을 매달 10만원 받았다. 지난해 3월 부부가 일자리를 얻어 월 560만원을 버는데도 신고하지 않고 5개월간 수당을 받다가 적발됐다.

 한국사회정책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의 복지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1~12%로 추정한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만 달러. 한국의 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2만 달러일 때(19.2%)보다 적지만 일본과는 비슷하다. 사회정책연구원 박순일 원장은 “그동안 복지 지출이 급격히 늘었지만 관리체계가 따라가지 못했다”며 “지금은 효율성을 따져 더 급한 사람한테 돈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무상복지는 국민소득 5만 달러 국가가 시행할 수 있는 이상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권근영·박유미·최모란·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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