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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키파야 혁명’ 르포] 군부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군용 장갑차 위에 올라 국기를 들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집트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됐다. [카이로 로이터=연합뉴스]


이집트가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수도 카이로를 비롯한 주요 도시는 치안 부재 상황에 직면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카이로 중심 거리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사라졌다. 군대가 주요 도시에 진출했지만 진압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군 헬리콥터는 도심 상공에서 시위대를 감시했다.

 30일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50명에 이르렀으며 부상자는 2000명이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30일 군 작전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정부 시위 6일째에 접어든 30일 카이로 도심으로 몰려든 시위대는 수만 명에 이르렀다.

국영 TV에는 군인들이 흉기로 무장한 강도들을 체포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카이로 시내에선 군인들이 탱크와 장갑차에 탄 채 도심 타흐리르 광장 인근의 내무부 청사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앞서 29일 밤 내무부 청사 주변에서는 약 5시간 동안 30~40분 간격으로 총성이 울려 퍼졌다. 카이로 시내에서 유일하게 경찰이 지키고 있는 이곳에 시위대가 진입을 시도한 직후였다. 여러 명이 총격을 당했다. 희생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위대가 총상을 입은 동료를 트럭에 옮겨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혼돈의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날 뜻이 없고 대신 내각을 개편하겠다”고 밝힌 뒤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5만 명이 모인 29일 시위는 전날 사망한 청년 무스타파 알사위의 관이 광장으로 운구되며 절정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무바라크, 바르라(떠나라)!” “무바라크, 키파야(이제 그만)!”라는 구호를 쉴 새 없이 외쳤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통령 자리를 신설해 군 출신 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75) 정보국장을 앉혔다. 새 총리로는 공군 장성 출신인 아흐메드 샤피크(70)를 임명했다.

◆키파야(Kifaya) =키파야는 아랍어로 ‘충분하다’는 뜻으로 “30년 장기 집권으로 충분하니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의미의 시위 구호로 쓰인다.

카이로=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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