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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동료 가리키며 “저 사람이 석 선장에게 총 쐈다”




살기 어린 눈빛 청해부대가 생포한 해적이 30일 부산 남해해양경찰청으로 압송됐다. 기자들이 다가서자 해적이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30일 오전 6시40분. 부산지검에 키 170~190㎝의 깡마른 체구에 살기 어린 눈매를 지닌 흑인 5명이 나타났다. 수갑을 찬 채 해경특공대 호위 속에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섭씨 영하 1~8도를 오르내리는 부산 날씨가 추운 듯 입술을 덜덜 떨었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던 해적들이다. 이번 사법처리는 한국 선박을 노리는 테러를 끝까지 응징한다는 의지를 널리 알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잇따르는 선박 납치를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경각심을 주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해적들이 탄 비행기는 이날 오전 4시18분쯤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해적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이어 구속전 피의자조사(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부산지법으로 압송됐다.

 영장청구와 발부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사건 지휘를 맡은 부산지검 공안부는 29일 해적 5명이 오만 무스카트 공항을 출발한 직후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지법 김주호 영장전담판사는 해적들이 부산에 도착하자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전구속영장에 나타난 해적들의 혐의는 ▶삼호 주얼리호 납치 ▶한국 군을 향해 발포해 장병 3명 상해(1차 구출작전) ▶석해균 선장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살해하려 한 점(아덴만 여명 작전) 등이다.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사형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해적들의 나이는 19~23세다. 이들의 원래 직업은 직업 군인, 어부, 아랍어 교사 등이다. 해적들은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구속전 피의자조사에서 해적 2명의 국선변호인으로 참여한 예인수 변호사는 “해적들은 두목이 시켜서 했다는 소극적 참여만 인정했다. 무기를 잡지도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속전 피의자조사 과정에서 한 해적이 동료 해적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선장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해적들의 진술과 삼호주얼리호 선원의 진술, 체포장소 등을 토대로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해적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적들을 처벌할 근거는 충분하다. 유엔해양법협약 제105조에 따르면 모든 국가는 공해 또는 국가관할권 밖의 어느 곳에서도 해적이 지배하는 선박과 항공기를 나포할 수 있다. 국내 형법에는 운항 중인 선박을 납치한 사람에 대해서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해적에 대한 수사는 한국어-영어-소말리아어의 3단계 순차통역으로 진행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적들은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후 5시 남해해양경찰청에서 10㎞쯤 떨어진 부산해양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부산=이기원·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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