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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무바라크 지지” vs 이란 “시위대가 정의”…중동 세력 재편 신호탄 될까




이집트 북쪽 알렉산드리아의 밥 샤라크 경찰서가 28일(현지시간)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이집트 전역에서는 하루 종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알렉산드리아 AP=연합뉴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서로를 ‘형제의 나라’라 부르는 중동지역 아랍권 국가들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집트와 함께 중동의 ‘3대 세력 국가’로 손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중동의 균형추가 ‘사우디+이집트↔이란’에서 자칫 ‘사우디↔이란+이집트’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맹주이자 절대왕정 국가인 사우디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87) 국왕이 직접 나서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히고 시위대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우디 관영 SPA통신에 따르면 모로코에서 요양 중인 압둘라 국왕은 29일(현지시간)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압둘라 국왕은 “일부 잠입세력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이집트 형제 국민의 속으로 침투해 치안과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이집트 정부,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무바라크 대통령을 편들었다.

친(親)서방 국가로 이집트와 같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형성, 이란에 대항하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는 것이 월스트리트 저널(WSJ)·CNN 등 외신의 분석이다. 특히 왕정 국가인 사우디로서는 이웃 이집트 국민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봉기로 23년 만에 권좌에서 축출돼 14일 국외로 탈출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74) 튀니지 전 대통령도 현재 사우디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와 대조적으로 이집트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의 외교부 대변인 라민 메흐만파라스트는 국영 TV를 통해 “이집트 국민의 시위는 정의를 쟁취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집트 정부는 국민의 정당한 목소리와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은 이집트 정부가 이슬람의 자각 흐름에 반하는 어떤 물리력과 폭력을 실행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반(反)서방 국가이자, 이슬람 원리주의인 시아파가 국가운영을 주도하는 이란 입장에서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무바라크 정권 붕괴 시 이집트에 반(反)서방,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이란으로서는 강력한 지역 우군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좌불안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국방장관 주재로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현지 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62) 총리와 외무부는 “이집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이집트에 있는 외교관 가족과 관광객들을 자국으로 철수시켰다.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에 따르면 마흐무드 압바스(76)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과 이집트 사이의 연대는 분명하고 이집트의 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민동기 기자

전쟁영웅으로 부통령 올라 … 사다트 암살되자 대통령직 승계





◆무함마드 호스니 무바라크(사진)=1928년 이집트 출생. 육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군인으로 소련으로 유학을 떠나 폭격 훈련을 받았다. 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 당시 공군 사령관으로서 이스라엘 공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다. 75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에 의해 부통령으로 지명됐다. 81년 10월 사다트 대통령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손에 암살되자 대통령직을 승계한 뒤 6년 임기의 대통령을 다섯 차례 연임하고 있다. 국민의 헌법 권리 제한, 정치 활동 금지, 정치조직 결성 금지, 언론 검열 합법화, 경찰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비상사태법을 바탕으로 30년간 철권 통치하고 있다. 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의 요청에 따라 파병했다. 99년 이집트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집트=북아프리카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는 약 8000만명이며 1인당 GDP는 2450달러(약 270만원)다. 국민의 40%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층이다. 실업률은 공식적으로 9.6%이나 실제로는 2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상승률 역시 지난해 기준 12.1%나 된다. 이 같은 가난과 실업, 생활고가 부자 세습과 장기 집권에 따른 염증과 함께 이번 시위 사태를 부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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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