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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회식하고 음악회 가고 … 경찰, 전의경 다독이기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이주민 영등포경찰서장(오른쪽)이 전·의경들과 콜라 건배를 하고 있다. 이 서장이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먹으며 얘기하자”고 제안해 마련된 자리다. [영등포경찰서 제공]


지난 28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한 햄버거 가게. 전경버스 한 대가 멈춰 서더니 20명의 젊은 남성들이 차례로 내렸다. 청바지에 점퍼 등 사복 차림의 앳된 청년들은 머리가 유난히 짧았다. 가게 한쪽 구석에 질서 정연하게 앉은 이들 사이로, 뒤따라 들어온 중년 남성 네 명이 끼어 앉았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사람 앞에 하나씩 놓여지자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콜라잔을 들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손님들 놀라니까, 작게 합시다. 위하여!” 스물 네 개의 콜라잔이 소심하게 부딪쳤다. “위하여!”

 영등포경찰서 소속 전·의경 20명은 이날 새해 첫 ‘민간음식’을 맛봤다. 콜라 건배사를 한 사람은 영등포서 이주민 서장. 시위 진압하러 출동 나오던 여의도에서, 전입 2개월 미만 막내 전경들은 서장·경비과장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신임 이 서장이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먹으며 얘기하자”고 제안해 마련된 자리다. ‘피자냐 햄버거냐’ 고민하던 전·의경들은 햄버거를 택했다.

 “설 연휴에 뭐하고 싶니?” “영화… 좀 보여주십시오.” 햄버거를 두 개씩 먹고 나자 어색함이 풀렸다. 전경들은 “숙소 외풍을 막아달라” “운동을 하고 싶다”고 건의했고, 이 서장은 “부대별로 외출일을 정해주겠다” “날이 따뜻해지면 체육대회도 하자”고 답했다. 한 시간 반가량 점심을 먹고서, 이들은 다시 전경버스를 타고 경찰서로 돌아갔다.

 최근 가혹행위 파문으로 전·의경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경찰 지휘부와 일선 서장들이 대원 다독이기에 나섰다. 일선 서에서는 서장과의 대화, 각종 문화생활 등이 이뤄졌다.

 서울 광진경찰서 홍영화 서장은 지난 26일 관할 전경 70여 명 전원과 특별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서장실을 찾아오라”며 이들을 토닥인 뒤 즉석에서 종이를 나눠주고 ‘소원수리’를 받아 직접 거둬갔다. 중랑서는 중랑구청과 인근 영화관의 도움을 받아 전·의경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8일엔 소속 전·의경 80명이 구청에서 열린 음악회를 단체 관람했고, 중랑서 주변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전·의경에게 관람료 5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심영종 경비교통과장은 “문화생활을 통해 대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서초경찰서는 방범순찰대장이 직접 인터넷 클럽을 운영하며 대원들을 격려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신종기 경감은 “한 선임 의경이 욕설을 하기에 불러서 타일렀다. 그랬더니 내무반에 벌금통을 만들어 욕설을 할 때마다 500원씩 넣더라. 인격적인 접근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대의 한 대원은 “구타와 욕설이 없는 우리 부대를 떠나고 싶지 않다”며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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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