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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 사망 원인인 담낭암 증상 애매하고 이렇다 할 약도 없다”




대한췌담도학회 김명환 회장이 췌담도 부위 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췌담도학회 제공]

인체에도 마이너 그룹이 있다. 위나 간 등이 메이저 그룹이라면 췌장(이자)과 담낭(쓸개)은 마이너로 취급된다. 소화액을 분비하거나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 정도로만 인식한다. 그럼에도 이들 기관은 주인(인체)을 위해 묵묵히 일한다. 하지만 말썽을 일으키면 무섭다. 두 기관에 생긴 암은 모든 암 중 가장 낮은 생존율 1·2위를 다툰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7.6%, 담낭·담도암도 24.9%에 불과하다. 최근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건강이 악화돼 19일 무기한 병가에 들어갔다. 또 국내 문학계의 거목인 작가 박완서(80) 선생이 25일 담낭암으로 별세했다. 국가암등록통계 2008년 암 발생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은 9위, 담낭암은 담도암을 포함해 8위다. 각각 한 해 평균 4300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이와 관련 최근 췌장암 조기 발견 10대 수칙을 발표한 대한췌담도학회 김명환 회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게 긴급 인터뷰를 요청했다.

-스티브 잡스의 췌장암은 종류가 다르다던데.

 “췌장암은 크게 내분비계와 외분비계로 나뉜다. 잡스는 인슐린 등 호르몬을 생성하는 내분비 세포에 종양이 생긴 것으로 희소 암이다. 다행히도 소화액을 생산하는 데 생기는 외분비 췌장암보다 예후가 훨씬 좋다. 그러나 잡스는 간까지 퍼져 간 이식을 받았음에도 문제가 생긴 경우라 복귀가 어려울 거라고 예상한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약 80%는 가장 악질인 외분비계 선암이다.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럼에도 생존율이 7.6%까지 나오는 건 예후가 매우 좋은 외분비계 낭종암과 통계가 같이 잡혀서다. 낭종암은 점액성(액체)으로 그나마 발견도 쉽고 진행속도도 느리다. 췌장 선암만 따진다면 생존율은 그보다 훨씬 낮다.”





 -췌장 선암의 예후는 왜 나쁜가.

 “췌장암은 발견이 어렵다. 복부초음파로도 췌장의 3분의 1밖에 안 보인다.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어야 하는데 방사선 피폭량 때문에 매년 찍기 부담스럽다. 췌장 초음파 내시경과 MRI로도 검사가 가능하나 비용·효과 측면에서 건강검진용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게다가 초기 증상이 소화장애·복부포만감·복통 등 일반 위장증상이어서 놓치기 쉽다. 1기인 조기에 발견한 환자가 전문의 생활 20년 동안 50명도 채 안 된다.”

 -치료방법은 없나.

 “췌장 선암의 세포 자체가 워낙 번식이 빠르고, 침윤성이 강하다. 지난 수십 년간 연구가 계속됐지만 이렇다 할 항암제가 없다. 생존을 몇 달 연장하거나 전혀 안 듣는 경우가 반 이상이다. 방사선치료도 어렵다. 수술로 암세포를 완전절제하는 것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이 안되면 1년 넘기기가 힘들다. 폐·간 등으로 전이된 4기라면 3~6개월 생존을 예상한다. 그러나 조기 발견하면 희망이 있다.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 중년이라면 매년 복부 CT를 하길 권한다.”

 -담낭암은 여성에게, 담도암은 남성에게 조금씩 많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나, 담석(돌)이 있으면 염증이 생겨 점막을 자극해 암이 될 확률이 높다. 담석 발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담석을 무조건 제거하는 것은 옳지 않다. 통증이 없다면 담석증을 지켜보는 게 맞다. 담도암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간디스토마에 감염돼 생기기도 하는데 남성이 술안주로 접할 기회가 많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담낭·담도암의 생존율 역시 낮은데.

 “담낭·담도암도 췌장암과 같이 항암제와 방사선치료가 잘 안 듣는 대표적인 암이다. 초기 증상도 위장장애 정도로 애매하다. 그나마 췌장보다 복부초음파로 잘 보여 정기검사로도 발견할 수 있다. 담석증이나 담낭 용종, 담낭 만성염증이 있다면 매년 추적검사를 한다. 1~2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재발률이 낮다. 그 이후엔 수술도 어렵고, 하더라도 재발률이 80%나 된다.”

 -췌장암은 예방이 가능한가.

 “불행하게도 확실한 발생 원인을 알지 못한다. 단 지방 섭취 등 서구식 식사를 하면서 우리나라 췌장암이 매년 1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또 60세 이상, 흡연,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 등이 위험인자로 거론된다. 학회에서 만든 10대 수칙을 참고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표 참조>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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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