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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온종일 활력 넘치는 뇌




[일러스트=강일구]

‘이야기하던 중에 말을 잊은 적이 있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이 생각 나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다.’ 누구나 한번은 이런 건망증을 경험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뇌세포가 줄고,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이동하는 속도도 준다. 혈액 공급도 잘 안 된다. 이 모든 현상이 합쳐져 기억력 감퇴나 건망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생활을 개선하면 뇌의 노화 과정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정선용 교수는 “뼈에는 칼슘이, 근육엔 단백질이 필요하듯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꼭 필요한 영양소가 있다”며 “뇌가 성장하는 유아기부터 노화가 시작되는 20~30대, 급속도로 퇴화하는 노년기까지 시기별로 뇌 건강에 유익한 영양성분을 섭취하면 노화속도를 훨씬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배지영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유아기·아동기
충분히 영양섭취 못하면 뇌 발달 늦어져


뇌세포의 대부분은 유아기와 아동기에 만들어진다. 이 시기에 뇌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뇌의 발달이 더딜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먼저 지방 섭취를 유념하자. 뇌의 3분의 2는 지방으로 이뤄져 있다. 성장기 아동은 뇌를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생선· 호두 등에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단백질 공급 또한 중요하다. 뇌 신경세포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2006년 9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데일리』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후 2년 이내 단백질 부족으로 사망한 아이의 뇌를 건강한 아이와 비교한 결과, 뇌의 중량이 의미 있게 적었다. 연구진은 성장기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뇌가 정상 크기만큼 자라지 않고 세포 수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아동기에는 단백질이 많이 든 계란·우유·두부 등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엽산과 비타민 B12의 섭취도 필요하다. 2008년 미국 영양학회지에 따르면 엽산과 비타민 B12가 결핍된 아동은 뇌신경 사이를 잇는 시냅스 형성이 저해돼 두뇌발달 정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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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수험생
아침에 탄수화물 안먹으면 공부에 지장


학업에 매진하는 청소년기에는 탄수화물 공급에 신경써야 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 급원은 탄수화물뿐이다. 자동차에 기름이 있어야 굴러가듯 뇌도 탄수화물이 공급돼야 활동한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는 학업으로 두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가장 많은 시기다. 탄수화물이 충분히 공급돼야 뇌의 시냅스 사이 정보 전달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특히 아침에 탄수화물을 집중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에스더클리닉 여에스더 원장은 “아침에는 전날 저녁 식사 이후 11시간 이상 공복상태이므로 탄수화물이 공급되지 않아 ‘멍’한 상태일 때가 많다. 공부를 해도 장기기억으로 입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그네슘과 아연 공급도 중요하다. 여 원장은 “뇌에서 분비되는 효소는 마그네슘과 아연을 원료로 분비된다. 이들 효소가 부족하면 학습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마그네슘은 정신질환 치료에 중요한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아연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오래가지 못하고, 혼란·주의력결핍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마그네슘은 녹색 채소류와 견과류, 아연은 도정하지 않는 잡곡에 많다.

직장인
스트레스알코올 뇌세포 파괴 … 적당한 카페인은 도움


20살 이후로는 뇌의 활동도 내림 곡선을 탄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는 5세부터 아주 조금씩, 20세부터는 급격히 파괴돼 1시간에 3600개의 기억세포들이 사라진다. 특히 직장인의 기억세포 파괴는 스트레스와 알코올 섭취로 가속화된다. 알코올 중독자의 기억세포 크기는 정상인의 절반 수준. 알코올 섭취가 잦다면 비타민 B군을 보충해야 한다. 정선용 교수는 “뇌의 해마를 둘러싸고 있는 성분이 비타민 B군인데, 알코올 섭취 시 비타민 B군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팀은 기억력 감퇴 등 경미한 인지장애 환자 168명에게 비타민 B6·B9·B12 복합제제를 2년 동안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뇌의 위축 속도가 평균 30% 감소했다.

  녹차와 커피도 적절히 섭취하면 뇌 건강에 좋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이 1991년부터 1995년까지 4개 도시 성인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기억력 테스트에서 평균 31% 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뇌의 망상체(신경그물망)에 작용해 기억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노년기
콩·달걀노른자카레, 치매예방에 좋아


건망증이 심해지고 치매가 걱정되는 노년기엔 포스파티딜세린(PS) 섭취가 이런 걱정을 덜어준다. 포스파티딜세린은 뇌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2007년 미국신경학회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평균 60.5세 치매환자 50명에게 매일 300㎎의 PS를 2년간 투여한 결과, 평균 기억력은 13.9년, 학습능력은 11.6년, 전날 본 사람을 인지하는 능력은 7.4년 젊어졌다. 미국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PS가 치매 치료제 성분으로 쓰이고 있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콩과 달걀 노른자에 풍부하다.

 카레에 많이 든 커큐민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08년 일본 카네자와대 야마다 교수팀은 카레의 커큐민 성분이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치매 유발물질의 활성도를 크게 떨어뜨린다고 발표했다(일본 치매학회지). 치매는 뇌속 아밀로이드 베타가 독성물질로 변해 부근의 신경세포를 죽여 생기는데, 커큐민이 이 독성물질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치매 유발을 막는다는 것.

 호두·잣·아몬드·파스타치오 등 비타민 E가 풍부한 견과류도 좋다. 비타민 E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교환을 원활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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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