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노트북을 열며] 오세훈 드라마 시즌 3의 운명은 …







김종윤
내셔널 데스크




오세훈 서울시장은 ‘복지 포퓰리즘’과 맞서 싸우는 전사가 되길 원한다. 이건 차기 대권 경쟁을 위한 일종의 상표등록이다. 같은 여권의 경쟁자인 박근혜 의원은 ‘복지’를 선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안보’ 쪽에 기울어 있다. 첫 임기 4년간 오 시장의 브랜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디자인’이라는 상표가 있긴 있었다. 하지만 어정쩡했다. 유권자들의 뇌리를 파고들 만한 소재가 아니어서다.



 두 번째 4년의 임기가 시작됐지만 이번에는 여건이 완전히 달라졌다. 야당이 시의회를 장악하면서 오 시장은 식물시장이 될 위기다. 시의회가 사사건건 오 시장의 뒷다리를 잡을 게 뻔해서다. 이때 무상급식이라는 복지 포퓰리즘이 시의회에서 튀어나왔다. 오 시장은 기회를 잡았다. 대의명분도 뚜렷했다. 그래서 그는 성전(聖戰)을 선언했다. ‘주민투표’다.



 이 선언, 정치생명을 건 도박이다. 그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대한민국의 100년을 지켜냅시다’라고 말한 순간 주사위도 던져졌다. 깔끔한 외모와 나긋나긋한 말투, 오 시장은 겉으로는 한없이 부드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는 승부에 익숙한 사람이다. 2004년 초선의원 오세훈은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카드로 그는 국회의원 후원금을 제한하는 ‘오세훈 선거법’을 관철시켰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 강금실 후보 독주 분위기였다. 오세훈 후보는 이때도 조건 없이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결국 서울시장 당선자는 오세훈이었다.



 이번에도 오 시장은 이런 반전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 시즌 3이다. 그는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극적 해피엔딩을 기대한다. 문제는 관객들의 반응이다. 시즌 1, 2 때와는 달리 시원찮다. 예전에는 그를 적극 밀었던 동료가 이번엔 머뭇거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은 몸을 사린다. 잘못 끼어들었다가 뒤탈 날 걱정에서다. 정치인이 표에 민감한 건 숙명이다.



 여기에 핵심적인 이유가 또 있다. 과거의 오세훈은 ‘잃을 게 아무것도 없는’ 신인이었다. 어찌 보면 순진해 보일 정도로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힘도 여기에 있었다. 이런 참신함 때문에 초보 오세훈은 구태에 찌든 기존 정치판에서 돋보였다.



 지금은 다르다. 오 시장은 이미 ‘많은 걸 가진’ 정치인이 됐다. 힘도 세졌다. 기성 정치인처럼 이리 재고 저리 잰다. 이러니 목숨을 내걸고 분연히 일어서는 결기를 볼 수 없다. 주민투표라는 시즌 3 드라마의 시청률이 초반부터 부진하자 그는 흔들린다. 벌써 ‘플랜 B’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오 시장은 “백성을 살리는 정치(生民之政)’를 하라는 세종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의지를 다잡는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행보는 ‘나를 살리는 정치’로 비친다. 잃는 걸 두려워하면 얻는 것도 없다. 시즌 3 드라마의 흥행은 그가 얼마만큼 내던지느냐에 달려 있다.



김종윤 내셔널 데스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