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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둠’ 루비니도 “세계경제는 반쯤 물 찬 컵과 같다”며 낙관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폐막을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 참석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새로운 현실의 공통 규범’을 주제로 한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로의 경제 권력 이동과 세계 경제 회복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다보스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산골마을 다보스에서 열린 41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30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서구에서 동아시아로 세계 경제의 권력이동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암울했던 세계 경제 전망도 다소 나아졌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인식이 다보스에 모인 2500여 명의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 사이에 확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2007년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미스터 둠’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경기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마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고 더블딥(이중침체)의 위험은 낮아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세계 경제는 경기 상승과 하강의 위험이 맞서고 있는 ‘반쯤 물이 차 있는 컵’과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에 이어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과 관심이 모아졌다. 신흥시장이 올해에도 세계 경제의 활력을 이끌 기관차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구촌 정치·경제 권력의 중심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와 브라질을 앞세운 남미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짐 프렘지 인도 와이프로 회장은 “10년 안에 신흥시장 경제 규모가 20조 달러를 넘어 미국과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흥시장이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경제는 미국과 유럽, 신흥국 경제가 각기 다른 속도를 보이는 ‘스리 스피드(three-speed)’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주민(朱民·주민) 특별고문은 “올해 이머징 경제는 6% 이상 성장하고 미국은 3%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반면 유로존의 성장률은 2% 미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은 당분간 늘어나는 나랏빚 때문에 허덕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선진국 경제는 막대한 규모의 민간과 공공부채 때문에 저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경제를 출렁이게 했던 유럽 재정위기도 여전히 위험 요소로 지적됐다.

 식량을 포함한 상품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도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상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제 성장률의 양극화와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치솟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일부 국가를 재정적으로 압박하거나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각국의 저금리 기조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규제를 둘러싼 당국과 금융권의 의견차는 여전했다. 대신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숙하던 금융권 수장들이 올해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게 큰 차이다. 금융 규제를 놓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한판 붙은 것이 좋은 예다. 다이먼이 “규제당국은 ‘분노’에서 비롯된 정책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고 하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은행가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을 실업자로 만들고 납세자들이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게 했다”고 맞받았다.

 금융권 수장들은 또 각국 정부가 은행에 수백억 달러어치의 국채를 매입하도록 강요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FT에 따르면 유럽계 한 은행 CEO는 “우리가 메스를 받았던 것은 기업과 은행의 과도한 채무뿐 아니라 국가채무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라며 정부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유로존 위기에 대해선 유럽 정상들이 일제히 “문제 없다”를 외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절대로 유로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정장관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유로존이 최악의 채무위기를 통과했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과는 별도로 주요국 통상장관들은 29일 다보스에서 회의를 열고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연내 타결을 목표로 4월까지 부문별 수정 텍스트를 마련한 뒤 7월까지 합의안(패키지)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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