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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주제 책 펴낸 연세대 한순구 교수, 이래야 창의적 인재 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으면 상식을 거스르며 머릿속에 큰 물음표를 그리세요.” 연세대 한순구(43)교수는 유학생활을 할 때 머리를 감싸쥐고 ‘난 왜 이렇게 창의적이지 못할까‘하고 매일 자조했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교수에게 기상천외한 질문들을 쏟아낼 때 한교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이때부터 ’질문하기‘에 관심을 뒀던 한교수는 평소 마음에 담아뒀던 질문들을 엮어 창의력에 관한 책도 냈다. 그를 만나 창의적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21세기형 창의적인재란.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늘 궁금증을 갖고사는 사람이다. 창의성은 뻔한 것을 보고도 늘 ‘왜 그럴까?’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당연해 보이는 일에도 늘 질문을 던지는 습관은 곧 남들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왜 지금 창의력 있는 인재가 각광받나.

“우리가 경제성장을 이루기 전엔 선진국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 우리보다 앞선 모델을 모방해야만 발전이 있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지금, 남을 따라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만 경쟁력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창의력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다.”

-창의력에 관해 쓴 책 제목이 “창의적인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다. 무슨 뜻인가.

“솔직히 교수인 나도 막상 수업시간에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들이 귀찮게 느껴질때가많은데 사회는 어떻겠나. 소위 말 잘 듣는 사람을 좋아하는 조직화된 집단에서 사사건건 걸고 넘어지면 어떤 상사가 좋아하겠나. 창의적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곧 창의적인 사회다.”

-학창시절 본인은 창의적인 학생이었나.

“그렇지않다. 절대로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법이 없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조용히 아주 잘 ‘듣는’ 학생이었다. 사실 수업시간에 궁금한 점도 별로 없었다. 공부는 잘했지만 별로 창의적인 학생은 아니었다.”

- 그럼 창의력의 중요성은 언제 깨달은 건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다. 성적은 미국에서도 좋았다. 특히 수학 과목은 1등을 맡아놨었다. 하지만 수업 학기가 다 끝나고 박사과정의 꽃인 논문을 쓰는 학기가 시작됐을 때 큰 난관에 부딪혔다. 외국학생들은 ‘평소에 난 이게 궁금했어’라며 신나게 논문주제를 잡아서 쓰기 시작하는 데 난 주제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궁금한 점이 정말 없었다. 수업 진도대로 공부하고 시험 보는 데는 ‘도사’인 내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내라고 하니까 머리가 하얘졌다. 그때부터 창의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왜 질문하는 법을 모를까.

“질문하는 문화가 형성돼있지 않아서다. 내가 대학교 때 경제학 그래프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 교수님께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 적이 있다. 그때 내게 돌아온 것은 교수님의 싸늘한 미소와 함께 “넌 왜 그렇게 삐딱하냐. 설명대로 이해해라.”란 말이다.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것만큼 그 질문을 받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대학원 수업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스스로 출제해서 풀어오라고 한다. 처음엔 당황하던 학생들이 두 달이 지나니 새로운 생각이 담긴 문제를 내서 깜짝 놀랐다. ‘하면 된다’란 말이 진짜구나 하고 느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하면서 질문을 유도해라.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아이와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아이를 키워보니 혼자 하라고 하면 절대 안하더라. 같이 책을 읽었다면 새롭게 느꼈던 점이나 재미있었던 점을 아이와 나눠라. 이 과정에서 부모가 ‘황당한 질문’을 아이에게 먼저 던져봐라.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출발은 자녀에게 관심을 쏟는 거다.”

-우리나라 부모들처럼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은 부모들도 없을 것 같은데.

“높은 교육열 속에 자녀의 학업에 대해 걱정만 하지 정작 실질적으로 하는 행동은 없다. 좋은 학원을 찾아서 보내곤 그 뒤로 손을 놓는다. 자녀의 숙제가 뭔지, 뭘 고민하는 지, 짝은 누군지 알고 있나. 과연 자신의 일만큼 아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 돌아보라. 내가 만난 하버드대 동료교수들은 부모가 세세하게 자녀의 숙제까지 챙긴다. 하버드대 동료 교수님들을 만나면 ‘이번 주에 자녀가 기하학 숙제를 해야 하는데 양이 많아 큰일이다’ ‘어제 자녀가 미국의 19세기 역사에 대해 배우는 중인데 어려워해서 걱정이다’식의 얘기를 심심치 않게 나눈다.”

-새학년을 맞는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으로 공부하는 법에 대해 조언한다면.

“교과서를 읽으면서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궁금한 점을 생각날 때 마다 여백에다 적어라. ‘왜 그럴까’ ‘혹시 교과서가 잘못 되진 않았나’는 생각을 해봐라. 자신이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창의적인 공부다. 이렇게 공부하면 이해도 잘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상식을 거스르며 언제나 머릿속에 큰 물음표를 그려라.”

◈한순구 교수=늘 엉뚱한 상상을 하는 한순구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이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게임이론의 대가 에릭 매스킨(Eric Maskin)교수의 제자다. 지금은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자신의 전공인 게임이론 뿐 아니라 창의력에 관해서도 책을 냈다.

< 설승은 기자 lunatic@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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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